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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이야기

정환씨 부부

매루 2019. 11. 14. 21:24


 



 

 


정환씨 이야기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후 경기도 원당에 있는 농협초급대학교에 응시후 두번 연거푸 낙방후에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서울 남대문 농협청과물 공판장에서 중매상인을 하시던 아버지를 도와

일찌감치 과일장수의 길로 인생의 진로를 정한후 서울에서의 생활을 시작 하였읍니다

그러다 저는 1976년 군에 입대를 하게 됩니다

군대생활 3년여동안 다른친구들은 제대후의 좋은자리로의 취직과 학업연장을 위하여

군내무생활 중에도 열심히 책을 보며 공부들을 했었지만 제대후 과일가게 사장님 자리가

확보되어 있었던 저는 고향 인천에 있는 친구들과, 군입대전에 교제해오던 정수 라는 이름의

아가씨와 편지를 주고 받거나 제가 복무하던 경북영천 주변의 명승지(경주,포항,대구,부산등)로

외출,외박 다닐 생각이나 하면서 군대 3년을 별생각없이 지내고 제대를 하였읍니다

그러나 제가 군에 있던 3년 사이에 저희 아버지께서 남대문 시장내의 모든것을 사기로 잃어버리셨고

인천의 본가마저 빛으로 날아가버려 제가 제대한날 저희 가족들을 만난곳은

저희 친척집 창고에 임시로 마려된 거처 였었읍니다

이후 몇군데의 직장을 다니긴 했으나 마음이 잡히질 않았고

제가 집에 들어오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 하였고 그때 만난 친구가 정환이 입니다

1956년생으로 저보다 한살 아래인 정환이는 경기도 수암이 고향 이며 안양공고를 졸업하고

방위병으로 군복무를 마친후 매형의 주선으로 인천의 한 선박회사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읍니다

정환이의 옆 사무실에는 저와 고등학교 동창이자 절친한 벗인 혁재가 근무하고 있었기에

정환이와 저는 혁재를 통하여 금방 친한 사이가 되었고

정환이네 회사에 외국인선원들이 들어오면 안양공고출신인 정환이의 부족한(깜깜한)

영어회화 솜씨를 제가 대신하여 외국인선원들의 인천일정을 관리안내 하여 주게 되었읍니다

그렇게 정환이와 저는 율목동의 허름한 방에서 1년여를 함께 자취생활을 하였고

그곳에서 정환이는 은숙씨를 만나게 되며 그로인해 제가 정환이 부부의 증인이 되어 있읍니다

율목동에서의 정환이와의 자취생활은 군에서 제대후 안정을 찾지못했던 저의 편안한 임시거처를

정환이가 제공해 주었던 셈 이지요

제가 IMF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3년여를 은둔생활을 하다가 재기를 위하여 시작했고

얼마전까지 운영했던 식당에 가장 많이 출입한 손님 이자 매상을 많이 올려주었던 정환이는

개업자금에 보태 쓰라며 큰돈을 빌려주기도하여 저와 제아내의 큰 근심을 덜어주기도 햇었는데

제가 병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정환이 부부에게 빌린돈의 원금상환은 커녕 오히려 입원때마다 도움을 받고 있읍니다

SK텔레콤 대리점을 운영하며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저희 부부 앞에서는

일절 저희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삼가하는 사려깊은 친구인 정환이는

저희부부와 부부동반으로 섬진강,서천등등 전국각지로 수많은 여행을 함께 하기도 했읍니다

엊그제인 7월1일 부로 정환이는 33년간의 인천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수암으로 내려갔읍니다

7남매중 셋째아들인 정환이는 그동안 홀로 수암본가에서 치매중인 어머니를 보살피고 있었읍니다

정환이와 제가 자취생활을하던 율목동집에 찾아 오실때마다 마치 내 어머니처럼 느껴지셨던 정환이 어머니는

정환이의 형제들중에서 정환이를 특별히 사랑을 하셨었읍니다

저희들 총각때 휴일날 수암에있는 정환네 본가에 놀러가면 당신아들처럼 반겨주시고

환대해 주시던 어머니 이셨는데 그동안 세월이 무척 많이 흘렀읍니다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수암버스정거장 일대의 드넓은 금싸라기땅들을

모두 형제들에게 양보했던 정환이,,,,,

이제는 형,누나,동생,형수,제수씨들을 제껴두고 치매의 어머니를 제가 모시겠다며

자신의 청춘을 보낸 33년간의 인천생활을 정리하고 귀향을 햇읍니다

오늘 혁재와 전화통화를 했읍니다 조만간 수암 정환이네 집엘 찾아 가기로 말입니다

옛생각 이라는 노래는 우리들 젊은날 퇴근후 신포시장 어물전에서 꼴뚜기를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신후

율목동 자취방까지 손잡고 걸어오며 함께 부르던 노래 입니다

 

<2011년 7월 8일  쓴 글>

 

 

 

 





어제(11월 14일) 정환씨 부부가 영흥섬을 찾았읍니다



3년여 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고있는  정환씨 입니다






아내는 불낙전골(낙지, 쇠고기, 버섯을  주재료로한 탕으로 옛 궁중음식)을 만들었읍니다




 



2011년 여름 횡성 한옥마을의 정환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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