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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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다

고질(痼疾)

매루 2019. 2. 3. 16:30




깜순이(저희집에서 함께 지내는 암컷 흑염소)는 얼마전에 예쁜 아기염소 두마리를 낳았읍니다

깜순이에게 사료를 주다보면 새끼염소들이 깜순이의 젖을 물려고 달려드는 바람에 깜순이가 제대로 사료를 먹질 못하더군요

깜순이가 사료를 다 먹을때까지 아기염소 두녀석을 제가 대신 돌보아 주는데

요즈음 그녀석들의 재롱(?)에 그다지 할일없는 시골농부의 겨울시간들의 무료함이 많이 희석 됩니다


"교양(敎養 : 지식, 정서, 도덕 바탕으로 길러진 고상하고 원만한 품성)있게"라는 말은

제가 일상에서 "적당히 해"라는 말의 뜻으로 자주 사용하는 말 인데

막상 이동영상을 보자니 어불성설(語不이치에 맞지 않아 말이 도무지 되지 않음)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요즈음 정치판을 보고 들으면서 교양(敎養) 또는 "적당히 해"라는 말을 되뇌어 봅니다

사람 이나 행동 굳어진 습성을 이야기할때 타성(惰性), 또는 타성(惰性)에 젖었다는 말을 씁니다

잘못된 습관이나 버릇은 고쳐지기 매우 힘들다는 뜻으로

 구미삼년 불위황모(狗尾三年 不爲黃毛 : 개꼬리 삼년 묵어도 황모 못된다 ),

삼세지습 지우팔십(三歲之習 至于八十 :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제 버릇을 개에게 주나?",  라는 말들과 같은 뜻 인데

요즈음의 언론에 자주 비치거나 나서는 정치인들을 보면 떠오르는 말들 입니다

그래도 자기들(정치인들)끼리는 백년하청(百淸 : 어떤 일이 아무리 오랜 시간 흘러도 이루어지기 어려움)이라는 

교양(敎養)이 있어보이는  고상한 용어를 쓰는데

고질병 환자집단으로 보이는 정치인들 이여 ,,,,,진짜로 교양(敎養)있게 정치 하시길 바랍니다



고질(痼疾)

故事(고사)에서 晉(진)나라의 景公(경공)이 병이 위독해져 秦(진)나라에 명의를 부탁했다.

秦伯(진백)은 醫緩(의완)을 보내 병을 다스리게 했다.

의사가 도착하기 전 경공이 꿈을 꾸었는데 더벅머리 두 총각으로 변한 병이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한 놈이 '그 사람은 용한 의사라던데 우리가 어디로 숨어야 하지?' 하고 말하니

다른 놈이 답하길 '황(肓 가슴 위의 작은 막)의 위쪽과 고(膏 심장 아래 부분의 작은 비계)의 아래쪽에 가 있으면

 그도 어쪄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윽고 의원이 와서 진맥하더니 병을 고칠 수 없다며 말했다.

'병의 뿌리가 황의 위쪽과 고의 아래쪽에 있어 뜸을 할 수도 없고,

침을 찔러도 닿지 않으며 약을 써도 미치지 못합니다

(在肓之上膏之下 攻之不可 達之不及 藥不至焉/ 재황지상고지하 공지불가 달지불급 약부지언).'

 좌씨전 成公(성공) 10년 조에 실려 있다.

이렇게 고황에 든 병은 명의도 고치기 어렵다해서 痼疾(고질)이라고도 했다.

여기에서 뜻이 넓어져 사물의 고치기 어려운 병폐나 나쁜 버릇을 가리키게 되었다.

痼(고)는 훈도 고질병 고이지만 병중에서도 단단히 난(固) 병으로 암이나 당뇨병 같은 불치병이나 난치병을 생각하면 된다.

疾(질)은 화살(矢)처럼 빠른 설사, 복통, 식중독 같은 급성질병을 말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질병처럼 깊음을 비유하는 '泉石膏肓(천석고황)'은 고황이라도 좋은 고황이다.

<참조>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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