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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똥구리 이야기

매루 2018. 8. 21. 16:18




이번주 일요일(26일)은 제가 졸업을한 용현초등학교의 선후배동문들이 함께
강원도 진부령에있는 소똥령으로 산행을 하는 날 입니다
 소똥령은 우리나라 동부전선의 최북단 군작전지역의 접경지역 이기도 한데
40여년전에 제가 군대생활을 할적(근무중 휴식시간에 입담좋은 사병들의 우스개 소리로)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읍니다


민간인통제선 북쪽의 향로봉에서 근무하던 육군졸병이 군입대 1년만에 첫휴가(그때는 정기휴가기간이 25일 이었음)를 받고
부대트럭을 타고  진부령의 국도(장신리)까지 나온 졸병의 눈에 보이는 바깥세상은  마치 딴세상 같았겠지요
군부대차량과 하루에 한두번 지나가는 민간버스외에는 차도 구경하기 힘들고
 사람구경도 어려운 첩첩산중의 버스정거장에서 육군졸병의 눈을 휘둥그레케 만드는 모습이 나타났읍니다
길건너 멀찌감치있는 개울에서 빨래를 하는 아가씨의 모습이 보인것 입니다 
빨래를 주물르는 아가씨의 꿈틀거리는 뒷모습은 1년만에 여자구경을 하는 팔팔청년의 모든 신체적감각을 자극하였
이를 참지못한 휴가병은 개울가로 다가가  풀섶위에서 자위를 하고 말았답니다
고향에서 25일의 휴가를 마치고 귀대를 하기 위하여 장신리의 버스정거장에서 소속부대의 트럭을  기다리던중  
 휴가병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빠! 아빠!"하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휴가병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소리가 나는곳(25일전에 아낙네가 빨래를 하던 개울가 근처)으로 가다가 
한무더기의 마른소똥이 있는 풀섶에 다다랐고
그소똥 주변에서 소똥구리들이 휴가병을 바라보며  "아빠 ! 아빠 !" 소리를 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그때부터 이곳의 마을이름이 소똥령 또는 소똥령마을이 되었다고 합니다










소똥구리


얼마 전에 소똥구리 몸값이 50마리에 5000만 원이라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었다.
소똥을 데굴데굴 굴리는 습성을 지닌 소똥구리를 구하는 광고를
지난해 12월 환경부에서 입찰공고를 내어 급히 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 마리당 현상금이 100만 원에 이른다고 하니 꽤 비싼 편이다.
호기심 못지않게 세금 낭비라고 하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환경부가 급하게 소똥구리 구하기에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올해부터 5년간 증식·복원을 진행할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 하나로 소똥구리를 선정하였고
 정작 필요한 소똥구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마지막 수단으로 외국에서 들여올 비용으로 국내에서 찾아보자는 심산으로 공고를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구하지 못하고 초원지대인 몽골산을 수입하기로 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시골 산간 등 소가 있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소똥구리가 왜 사라졌을까.

1970년대 들어 인공사료와 항생제를 먹여 소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재앙이 시작된 것이다.
소의 배설물을 먹은 소똥구리가 모두 죽어버린 것이며 항생제가 독약이었던 셈이다.
소똥구리 권위자 한 사람이 지난 10여 년간 소똥구리를 찾으러 전국을 뒤졌지만 허사였다고 한다.
 정부·학계에서 소똥구리를 되살리려 애쓰는 것은 생태계 복원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도 부가가치가 대단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똥구리는 염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오래전부터 약재로 쓰였다.
동의보감 잡병편에 ‘강랑’이라는 이름으로 효능이 기록돼 있을 정도다.
현대의학에서도 주목 대상이다.
특히 애기뿔소똥구리에서 발견된 물질(코프리신)은 탁월한 효과가 입증돼
이를 활용한 병원용 재생연고제, 기능성 화장품 등 10여 종의 제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쓸모가 다양하니 ‘소똥구리 멸종을 방치하면 수천억 원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경고가 나올 만하다.

때마침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올 하반기 개관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소똥구리는 국내 목장과 계약을 맺어 방목 소의 ‘좋은 똥’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복원작업이 진행될 모양이다.
국산 소똥구리가 성공적으로 재생돼 뒷발로 소똥을 말아 굴리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류가 좀더 편하고 빠르게 살고자 욕망에서 또는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훼손하는 몰지각한 행위로 인하여 이미 천재지변이 인재가 되어가고
지구촌의 환란이 곧 닥칠 것을 생각하니 심히 불안해질 뿐이다.

'나부터라도 실천해보자'며 에어컨을 켜지 않고 선풍기 한 대에 의존하는 이 여름이 무덥기는 하지만
 지구를 살리는 일이려니 하고 선풍기의 더운 바람도 견딜만 하다.

탄탄스님
여진선원 주지, 용인대 객원교수

출처 : 충남일보(http://www.chungnamilbo.com)
  • 승인 2018.07.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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