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본문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매루 2016. 12. 15. 10:20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런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 플라톤 ㅡ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텃밭'인 대구ㆍ경북(TK)과 울산, 충청을 두루 훑는 전국 순회유세에 나섰다. 2012.12.12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대구가 낳은 민족시인)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호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깝치다 : 깝죽 거리다, 재촉하다)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 지심 매다 :김매다(논밭의 잡풀을 뽑아내다)’의 방언(강원, 충북).)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이상화가족 사진


민족시인 이상화(1901∼43)는 대구의 근대 문화예술계 인물 중 첫손에 꼽히는 인재다.

일제강점기 그의 문학적 궤적은 항일저항문학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불의에 맞서 날을 세운 불멸의 시어(詩語)들은 여전히 대구의 긍지이면서 한국문단의 자부심이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는) 조국애가 있고, 하천의 농부를 동정하는 눈물이 있으며, 흙과 자연에 동화하는 순정이 있고,

침략 일제를 타도하는 절규가 있으며, 민족해방을 열원하는 단심이 있다.

 ‘빼앗긴 들’은 일제에 빼앗긴 조국강산을 이름이요,

조국을 빼앗기도록 저능한 백의동포들이 사는 황폐 참담한 지역에 화려한 봄이 오는 것을 탄식하며 경종을 울린 것이다.

(중략)

이 시편은 적극적이며 긍정적이요 애족적이며 대중적이요 민족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상화는 민족의 활로를 열기 위하여 강렬하게 항일하던 시인이다.”


- 백기만 -


백기만은 이상화와 죽마고우이자  문우(文友) 였읍이다

두 사람은 청년시절,'거화'라는 동인지를 함께 내기도 하였고 1919년에는 대구만세운동을 같이 주도하였으며

장가를 갈때에는 서로 상객으로 오고갔었다고 합니다.

백기만은 지금 신암동 선렬공원 독립지사 묘지에 안장되어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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