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명기 妻 본문
명기는 제 초등학교 동창생 입니다
도화동의의 기계공고옆에서 유리가공공장을 운영하고있는 그는 다방면에 특출한 끼를 가지고있으며
큰규모로 키우고 일궈낸 자신의 사업만큼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데 매우 열성적인 어찌보면 좀 문제아 입니다
초등학교 동창생 사이 이지만 제가 명기를 알게 된것은 그가 아마츄어 사진작가로 활동할때 만나게 된 후부터 입니다
지난 10월 20일 명기의 유리공장엘 둘렀었는데 명기는 출장공사중 이었고 공장에는 명기처 께서만 게셨었읍니다
그날 명기처는 회색 털실로 뜨게질을 하고 게셨었읍니다
오랫만에 뜨게질을 하는 여인의 모습을 보면서 어렸을적에 제 형제들의 양말, 장갑, 스웨터는 물론이고
제가 결혼후 쌍동이 딸을 낳자 그애들의 옷들을 일일히 털실로 짜주셨던 어머니가 생각이 나면서
명기처가 제게는 없는 무척 아름다운 누이처럼 느껴 졌읍니다
"제가 잘은 모르지만 뜨게질 솜씨가 예사롭지 않으시네요"라고 칭찬의 말씀을 드리자
명기처는 "해마다 절에 게시는 스님의 겨울모자를 떠드리는데 올해는 겨울이 빨리 오는것 같네요"라고 말씀을 하셨읍니다
저는 제가 쓰고있던 모자를 벗고 항암 후유증으로 머리털도 빠지고 백색반점이 생겨있는 제머리를 명기처에게 살짝 보여 드렸읍니다
그리고 "아주머니 이제부터 우리 서로 친하게 지내도록 하지요"라며 싱거운 웃음을 지었읍니다
그리고 그제밤에 명기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읍니다
"일후야 우리 집사람이 네 모자 다 떠놓았단다"라는 명기의 말을 전해 들었읍니다
오늘오후에 명기의 유리공장엘 갔읍니다 명기의 외손녀 둘이서 어항의 금붕어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읍니다
자기 외할아버지를 꼭 빼닮은 외모에 예사롭지않은 성격도 엿보였읍니다 아예 판박이 입니다
아무리 보아도 훌륭한 솜씨 입니다
저는 올해만큼은 추운 겨울이 빨리 왔으면 좋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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