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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모엄마 이야기

매루 2011. 7. 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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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세우부부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다녀온 강원도 여행.....

화진포 구경하고 가진항에서 물회먹고 간성에서 투망으로 버들치 잡아서 속초콘도에서 튀김해 먹고

이튿날 미시령 넘어가는 길에는 분홍빛 진달래꽃위에 흰눈이 내렸읍니다

다른사람들은 몰라도 창모엄마는 저를 무척 좋아하고 챙겼읍니다 

 

2008년 여름 화진포 백사장에서

좌로부터 인숙,일후처,일후,병규,창모엄마,세우

 

 

어제는 구름이 햇볕을 가려주기도하고 시간에 쫓겨가며 꼭 해야할 밭일도 없었기에

자전거를타고 영흥섬 이곳저곳을 구경 다녔읍니다

몇군데 감자밭에서 감자를 캐는 풍경을 보며 어렸을적 생각을 떠올려 보았읍니다

제 아버지께서 고아원에 근무 하실때 당시 월미도에 주둔하던 미군부대에 협조를 요청하여

불도져가 저희들이 살던 낙섬의 맹아산에 올라와 산을 개간하여 밭을 만들수있게 해주었고

계절에 따라 그곳에 무우,배추,콩,고구마,감자등을 심었었읍니다

나라전체가 가난했던 시절이았고 특히 고아들의 식량사정은 열악하기 그지 없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밭 덕분에 충분치는 않아도 식량사정에 큰 도움이 되었었읍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종자용 씨감자가 없었던 시절 이어서 겨우내 얼지않게 보관했던 감자를

깍두기 모양으로 쪼개서 심었던 시절 이었읍니다

편리하고 깨끗한 금비는 엄두도 못내고 수시로 똥지게를 메어다 시비를 해놓은 밭에

떼지어 삽질로 밭을 갈아 감자를 심는 고아들 마음속에는 짭조름하게 졸인 감자조림 반찬이 선했읍니다

그렇게 옛생각을 하다가 보니까  갑자기 감자가 먹고 싶어졌읍니다

갓 캐어서 채 마르지도않은 흙이 묻어있는 감자의 뽀얀 살색이 제 미각을 자극한것 입니다

그런데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나온 상태라 주머니에는 감자를 살수있는 돈이 한푼도 없었읍니다

친하지는 않지만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어서 말만 잘하면 공짜던 외상이던 가질수는 있을만큼

아직까지는 넉넉한 인심이 남아있는 이곳 영흥도 이지만 다음으로 기회를 미루고 그곳을 지났읍니다

저녁때 집에 돌아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아내에게 낮에 있었던 감자 이야기를 했읍니다

 

자칭 영화여고 깡패 창모엄마와, 모두가 인정하는 제물포고등학교 모범생 세우는 서로 첫사랑 사이 입니다

강화 석모도의 부와 명예를 겸비한 창모 외할아버지 께서는 세우총각의 인간 됨됨이를 간파 하시고는

당신의 모든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세우총각을 당신의 사위만들기에 애쓰셨고 결국은 성공을 하셨읍니다

세우부부에게는 초등학교교사인 딸 현주와 의사인 아들 창모 이렇게 두 자녀가 있읍니다

저와 창모엄마의 첫 만남도 창모가 영흥보건소 소장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을때

저는 친구들과 낚시 하러 들어갔었고 세우부부는 휴일마다 영흥보건소內 창모의 숙소를 정리해주기 위하여

영흥도에 들어왔다가 마주치곤 할때 였읍니다

그때부터 창모엄마는 저희 낙섬친구들 여자회원들과 친자매처럼 친하게 지내게되었읍니다

하지만 자꾸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창모엄마는 낙섬친구들과 멀어지기 시작했고

낙섬친구들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저희 부부 하고만 친한 관계를 유지 했읍니다

창모엄마가 영화여고에 다닐때 친하게 지냈고 지금도 만나고있는 영순이,미옥이는

제가 고등학교에 다닐때 다녔던 물망초클럽의 제 한해 아래 깃수였었기 때문에 

창모엄마의 평소 거친 언행에 그때마다 제가 서슴없이 제동을 걸고 싫은소리를 하였고 

창모엄마는 저의 잔소리에 거부감 느끼지않고 들어주는 편 이었기 때문에 서로 편한 사이 였고

그런면에서 세우가 제게 항상 고마워 했었읍니다

 

강화도 양도면 이라는곳에 창모엄마의 친정이나 다름없는 창모 이모님댁이 있읍니다

해마다 봄이면 그곳에 가서 머위,달래등의 나물도 뜯고 세우 손윗동서 께서 키우시는 사슴의 뿔을 자를때

녹혈도 마시고 밭에 풋고추가 큼지막하게 달릴 즈음이면 바다에 나가서 잡아온 펄펄뛰는 새우를 잡아다가

방금딴 고추를 갈라서 그속에 새우 넣고 밀가루 쒸어 기름에 튀겨 먹으면서

세우가 새우를 잡아 먹느다면서 웃다가 입천장을 데이기도 하며 부부동반으로 수시로 드나들었읍니다

저 처럼 암투병 중이신 세우 손윗 동서 께서는 때마다 쌀이며,깨며,자두며, 감자, 고구마,강화순무,옥수수등을 보내 주기도 하셨읍니다.

수석 난 키우기 꽃키우기등 취미가 저와 많이 흡사하신 형님 께서는

자신의 동서인 세우보다 저를 더 좋아하실(세우 이야기) 정도로 만날때마다 제 안부를 묻곤 하신 답니다

 

강화 양도의 창모엄마 언니댁 냉장창고에 보관되어있을 햇감자가 생각이 났읍니다

이맘때 즈음이면 어김없이 어진내에 전해지던 강화 햇감자인데,,,,,,,,

영흥도에서 농사 짓느라 강화도에 가본지가 무척 오래 되었읍니다

안보면 멀어진다고 하더니 저와 창모엄마 사이가 그렇게 되었나 봅니다

안부를겸해서 전화를 해 보아야 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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