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비름나물 본문

日常

비름나물

매루 2011. 7. 6. 07:52

 

256

 

 

 

 

 

 

 

 

언제 그렇게 비가 많이 왔었냐는듯 햇볕이 따갑습니다

어진내 옥상에 갖가지 여름꽃들이 제나름의 자태를 뽐냅니다

몇일만에 영흥도행 버스에 올랐읍니다

어느덧 영흥도에 출입하기 시작한지가 100일이 훌쩍 넘어서 버스기사 아저씨들도 낯이 익습니다

봄이 오기전의 황량했던 차도 주변의 풍경은 짙은 녹색으로 우거졌고

시화방조제옆 갯벌에는 무엇을 캐는지 사람들의 모습이 개미떼 같습니다

지난번 메아리에 홀라당 벗겨져 버렸던 동춘서커스 상설 공연장의 천막도 다시 원상태로 회복 되어있읍니다

대부도 포도밭의 포도나무의 포도송이에 달린 앵두알만한 옥빛구슬들이 투명해보일 정도로 싱그럽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불과 몇일 사이에 풍란꽃들이 활짝 피어 달콤한 향기로 주인을 반깁니다

 

 

 

 

 

 

 

햇볕이 너무 따가워 사무실에 앉아서 좀 쉬려고 했더니

말끔한 양복차림에 주머니에 손 집어넣고 입에는 외제담배 꼰아물고서는 되먹지않은 구라들을  주절대며

저마다의 개성(개처럼 보잘것없는 성품)을 뽐내는 폼생폼사들이 몰려들어 옵니다

그들이 제게 거드름 피우며 내미는 명함에는 무슨무슨 협의회회장직함이 금테에 반짝입니다

이런 명함 10장 아니라 수백장을 준다해도 주유소에서 주유아르바이트를 하고 게시는 이웃집 황씨어르신의

<올해나이 62살의 만수동 살고있는 인천 토박이 황 아무개> 라고 적혀있는 명함 한장하고 안바꿀겁니다

난초에 분무를 하고있는 제게 다가오더니 친절하게도 난초 키우는 요령을 제게 가르치려 합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는법,,,,

아직 몸도 안좋고 햇볕도 따가우니 나가지 말라는 신일이의 만류를 뒤로하고

밀짚모자끈을 턱에 쪼매고 자전거를 몰아 용담해수욕장길을 달려 옥수수밭에 도착 합니다

몇일 사이에 옥수수들이 제키보다 높이 자라있었고 여기저기 꽃대가 보였읍니다

메아리와 폭우를 견뎌낸 용담리에 살고있는 예쁜 제새끼들 입니다

농약살포를 일체 삼가한 때문인지 옥수수밭에는 여러식구들이 살고 있읍니다

개체수로는 개구리가 가장많고 까치,비둘기, 고양이 그리고 얼마전에 옥수수밭에 침입하여 도발을 저지른

 

 

 

 

영흥도 고씨(고라니)들도 있읍니다 옥수수 열매가 달리기전에 밭둘레로 그물을 쳐야 하겠지요

상추며,오이며,파등등을 키워먹으려고 옥수수밭 한귀퉁이에 대여섯평정도의 기름진 밭을 만들어 놓았더니

신일이는 낮술먹은 어느날 옥수수밭 너머에 사는 곰보 아줌마에게 비료다섯포대까지 얹어드리고 말았는데

그밭에 부들부들한 비름나물이 한가득 자라고 있기에 자전거로 한짐 가득 땄읍니다

따먹는 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섹소폰 황사장님 별장 텃밭의 상추와 쑥갓도 잔뜩 땄읍니다

인천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옥수에게 전화를 했읍니다

날도 더운데 뭐가 그리 신나는지 목소리가 명랑 합니다 

서울에서 이쁜애들 모임에 갔다가 인천으로 내려오는 중 이랍니다  

밤 9시나 되서야 딸 하나와 함께  나타났읍니다

 제 아빠엄마를 닮아서 웬만한 영화배우들보다 에쁜 하나는 더위에 서울로 출퇴근 하느라 피곤할만도 한데 

자기엄마 이야기라면 순종하는 어찌보면 외모나 마음씨가 지엄마보다 1배반정도는 더 예쁜 아가씨가

퇴근후 자신의 차를 타고 온것  입니다 

영흥도에서 따온 비름나물과 상추를 나누어 주려고 불렀는데 아내는 옥상에서 오이와 가지를 따오고

거름잘된 영흥도 하수오밭에서 뜯어놓은 쑥 데친것에 몇일전에 담군 김치 몇포기까지 싸줍니다

우리 낙섬친구들이 어진내에만 오면 친정에 갔다오는것처럼 이것저것 많이 싸가져간다며 고마워 합니다

몇년후면 환갑인 우리들이 이제 얼마나 지금처럼 왕래하며 지낼수 있겠나?...........

서로 왕래할수있는 건강과 체력이 있을때 서로 나누고 베풀면 그냥 좋은것인거늘,,,,,,

친구들이 올때마다 이것저것 나누어주는 아내가 항상 고맙고 예뻐 보이는 오늘 입니다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스 안에서  (0) 2011.07.11
계순이 아들 결혼식 축하 뒷풀이 ,,,,,,  (0) 2011.07.08
태풍 메아리  (0) 2011.06.28
굉장히 바쁘고 분주했던 하루  (0) 2011.06.12
2011년 5월의 마지막 토요일날 영흥도에서  (0) 2011.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