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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섬 농사 이야기

고추 말리기

매루 2018. 9. 1. 08:11





해마다 고추농사를 지어오면서 되도록이면 농약 뿌리는일을 자제하고 어쩔수없이 뿌려야한다 하더라도

고추에 붙어있는 벌레를 죽일 정도로 농약의 농도를 강하게 하질않고

벌레가 죽지는 않더라도 먹이활동을 못하게 할만큼만 농약의 농도를 약하게 뿌리다보니

저희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풋고추 욕심이 이루 말할수없이 넘쳐서

거짓말 조금 보태서 가을에 붉은고추를 구경하기가 어려우리만치 고추나무에 풋고추가 남아나질 않았고

정작 김장때가 되면 아내는 다른사람들이 농사지은 고추를 사서 써오곤 했읍니다







올해는 아내가 병원신세를 지기도했고 기록작인 폭염에 저희집의 에어컨까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저희집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예년의 3분의1에 못미쳤읍니다

그러다보니 생각치도 못했던 고추수확량이 엄청나게 늘어나는 불상사(?)가 일어났읍니다



요즈음의 고추품종은 예전의 고추품종들보다 고추의 크기도 크고 육질이 무척 두껍습니다

그러한 까닭으로 대량으로 고추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고추를 햇볕과 바람에  온전하게 말리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는것이 현실 입니다

바깥에 널어놓은 많지않은양의 고추를 돌볼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100% 태양초가 만들어지기는 매우 힘들다고 봐야겠지요




가록적인 맹더위와 갑작스런 많은비 때문에 고춧값이 오른다는 와중에도

저희부부의 고추농사가  대풍이다보니 아내는 욕심이 생기는지 거금을 들여 고추건조기 한대를 장만 하였읍니다



전력량이 에어컨의 두배 (4,4kw)나 되는 이기계를 설치하기 위하여

저는 구슬땀을 흘리며 손가락 굵기의 전깃줄과 씨름을 해야 했읍니다






고추를 바깥에서 햇볕과 바람에 말리려면 최소한 닷새 이상은 걸리고

이슬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이슬막이 비닐을 덮었다 걷었다 해야하는 수고를 반복하고

소나기나 비라도 내리면 그야말로 혼비백산지경까지 이르러  때로는 아내와 목소리가 커지는 말다툼까지 일곤 했었지요


좋은건지 안좋은건지에 대한 평가는 뒤로두고 

고추건조기는 이틀만에 저만큼의 고추를  아주 깨끗하고 편하게 말려 주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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