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폭염난민 본문
연일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은 살인더위라는 이름을 얻었고
집에 냉방 기기가 제대로 구비되어있지 않거나,에어컨 전기료가 부담스러워
냉방 시설이 있는 인근 가게와 대형 쇼핑몰 등으로 피신을 하여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이들에게는 폭염난민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읍니다
폭염난민들 중에는 독거노인, 저소득층 가정등의 ‘에너지 빈곤계층’이 있는데
이들을 폭염취약계층이라고도 부릅니다
열흘여전에 저희집 에어컨의 실외기에서 대형화물 자통차의 타이어가 내는 펑크소리 만큼이나 커다란 폭발소리가 들렸읍니다
당연히 에어컨은 작동을 멈추었고 컨테이너구조의 실내온도는 40`C를 넘을 기세였읍니다
저는 아내에게 낮에는 에어컨이 있는곳에서 지내다가 저녁에 돌아오자는 이야기를 했지만
반나절 차이로 품질(먹기좋게 익은 상태)이 달라지는 옥수수 때문에 그럴수도 없었기에
밭의 물주기에 사용을 하는 Sprinkler를 컨테이너 지붕위에 작동을 시켰읍니다
저희가 사용을 하고있는 지하수는 여름이면 손이 시려울 정도로 차갑고
겨울이면 김장때에 절인배추를 씻을때에 사용하면 손시려움을 못느끼는 질이 좋은 지하수 입니다
아뭏든 저희부부에게는 40`C 이상의 실내온도를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 이었는데
보는이들은 묘수라며 감탄을 하며 칭찬을 합니다
이처럼 계속되는 살인더위는 저희 이웃들에게 저희부부를 폭염취약계층 또는 폭염난민으로 생각케 하는지
저희집에는 구호품들이 속속들이 들어오고 쌓여갑니다
구호품(?)들을 보면서 저는 문득 끼리끼리 또는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을 생각 합니다
쌀, 수박등의 과일, 자외선 차단용 화장품과 옷가지도 있지만
저희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손에는 대부분 mix커피와 두루마리 휴지가 들려있기 때문 입니다
몇일전에 남성듀엣 둘다섯의 오세복씨 부부가 가져온 연국수 입니다
몇년전에 아들의 신장을 이식받은 세복씨는 세끼음식에 무척 신경을 써야하는 실정 입니다
세복씨 부부에게 지난해부터 제가 농사지은 부지깽이나물 반찬을 내놓았더니
부지깽이나물로 만든 반찬을 좋아하는걸로만 따지면 남에게 뒤지지않는 저보다 훨씬더 많이 먹더니
남은것 모두 싸가지고 갔읍니다
내년에는 부지깽이 나물을 아주 많이 심어야 하겠읍니다
이세상에 태어나 철없거나 들어서(?) 살아온지 65년에 가까워 옵니다
분명 짦은세월이 아닐진데 올여름의 특별한 더위는 처음이라는 놀라움을 갖습니다
그리고 그 특별한 더위는 저와 저의 이웃들을 폭염난민과 대난민 구호물자 기증자로 만들어 서로 웃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