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둘다섯 하와이 공연과 인천 이민사(移民史) 본문
[기호일보] 인천과 근대 이민(移民)
2008년 12월 22일
인천과 하와이, 근대 이민의 시작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12월, 인천항은 고국을 떠나는 회한의 눈물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기대감이 교차하는 공간이었다.
고국을 떠나 이민지 하와이로 가기 위해 일본 우선회사 소속의 겐카이마루(玄海丸)를 타고 일본 나가사키를 향해 출발하기 위해서였다.
1860년부터 시작된 한인의 해외 이주는 만주·러시아·미주 등지로 다양하게 전개되지만,
만주·러시아 등 한국과 인접한 지역의 이주는 유이민적(流移民的)성격으로 공식이민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한국 최초의 정식이민은 1902년 12월 22일 121명이 하와이를 향해 인천 제물포를 출발한 데서 비롯된다.
이후 1905년 이민이 금지될 때까지 총 64회 7천400여 명의 이민이 계속됐다.
하와이에서는 19세기 초 사탕수수 농업이 크게 발달해 하와이 경제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자체 노동력의 부족으로 거의 외국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하와이 노동이민은 19세기 중반 중국인(1852)과 일본인(1868)에 이어 20세기 초 한인의 이민이 시작됐던 것이다.
당시 인천항을 중심으로 하와이 이민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있었다.
이민의 주선은 알렌(H.N.Allen)이, 실제적인 업무총괄은 데쉴러(D.W.Deshler)가,
설득과 권유로 이민자들을 모집한 것은 존스(G.H.Jones)목사였다.
특히, 알렌의 추천으로 고종 황제에게 하와이 이민사업 책임자로 임명된 데쉴러는 알렌과 같은 미국 오하이오(Ohio)주 출신으로
은행가 집안의 후손이었는데 일본 고베(神戶)에서 활동하다가 1896년 제물포로 건너와 사업을 모색하고 있던 25살의 젊은이었다.
그는 이민모집을 위해 내리교회 부근에 동서개발회사(East-West Development Company)와
이민자의 재정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한 데쉴러은행(Deshler Bank)을 설립했다.
그러나 정작 낯선 땅에 간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지원하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데쉴러는 내리감리교회의 존스 목사에게 이민자 모집을 요청했는데,
첫 이민선 갤릭(S.S.Gaelic)호에 승선한 이민자 중 절반 가량이 바로 내리교회 신도들이었던 것은 이러한 연유에서였다.
하와이 첫 이민단은 유민원(綏民院:그간 이 기관에 대해서 주로 수민원이라는 발음으로 통용되고 있었지만,
당시 정확히 어떻게 발음했는지 알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윤치호의 영문일기 속에 유민원으로 표현됐던 것으로 봐서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총재 민영환(閔泳煥) 명의의 집조(執照:여권)를 발급받고 겐카이마루에 승선해 1902년 12월 22일 인천 제물포를 출발했다.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들러 신체검사를 하고 태평양을 횡단하는 첫 이민선 갤릭호를 타고서
1903년 1월 13일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보건 당국의 검사를 거쳤는데 86명만이 상륙허가를 받고
오아후 섬 와이아루아(Waialua) 농장의 모쿨레이아(Mokuleia)캠프에서 본격적인 이민 생활을 시작했다.
사탕수수 농장에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하루 10시간씩 노동을 했는데,
월급은 한 달에 17달러 정도였고 여자나 소년들은 하루에 50센트 정도였다.
그럼에도 한인 이민자들은 낯선 환경과 고된 노동 속에서 힘들게 번 돈을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무엇보다 자녀교육에 진력해 한인학교를 곳곳에 설립하고 한글교육을 시행함으로써 국권회복과 조국의 얼을 심어주려 했다.
그 정신의 구현이 인천에 인하대학을 설립하는 것에도 반영됐다.
인천(仁川)과 하와이(荷蛙伊)의 첫 자를 따서 ‘인하(仁荷)대학’의 교명이 탄생했듯이
인하대학의 설립자금에는 하와이 교포들이 보낸 하와이 한인기독학원(1918) 부지 매각대금(15만 달러)과
정부의 지원금(100만 달러) 및 시민들의 성금이 포함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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