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성탄절

밤배

성탄절을 몇일 앞두었던 어느날 남성듀엣 둘다섯의 오세복씨로 부터 카톡이 왔읍니다

카톡 내용은 공연 포스터 사진과 함께

"크리스마스날 저녁에 일후씨의 고향인 인천(신포동)에서 공연을 할건데 얼굴도 볼겸 구경을 나오라"는 것 이었읍니다

얼룩 고무신

긴머리소녀

영흥도에서 인천행 버스를 타고 시흥의 오이도역에서 수인선 열차로 갈아탄후

인천역(저희들 세대는 하인천역으로 불리웁니다)에 내렸을때에는

세모 (歲暮 :  한 해가 저물어 설을 바로 앞둔 때)즈음의 짧은해가 뉘엿뉘엿 힘을 잃어 어둑해지기 시작을 합니다

젊었을적에 크리스마스 이브라 불리우던 성턴절 전날밤은 야간통행금지가 해제 되는날 이었기에

동인천에 발디딜틈 업이 모여든 인파를 뚫고 이곳 하인천역주변으로 자리를 옮겨오곤 했는데

이곳은 10여년전에 <밴댕이회 거리>가 조성되었지만

인천항이 이곳에 있었을적에는 막회나 생선찌개 그리고 당시 유행을 했던 약주를 싼값에 푸짐하게 먹을수 있었던 곳 입니다

주머니사정이 좋을때면 오림포스호텔 안에 있었던 <다빈치 나이트 클럽>에서

올나이트(all night)라고 부르던 밤새며 춤추기를 하곤 했었읍니다

청관거리(CHINA TOWN)에 있는 성당에 성탄축하 장식들이 눈길을 끕니다

성당옆에 있는 중국음식점인 태화원(太和園)은 저의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즐겨 찾는곳 입니다

제가 공연장소인 신포동에 도착을 했을때 둘다섯친구들은 공연장옆 커피 파는곳에 모여 있었읍니다

창쪽의 두남녀가 충남 당진에서 올라온  오세복씨(밤배, 긴머리 소녀 작사작곡자) 부부이고

등을 보이며 서있는 친구는 저를 비롯하여 저의 초등학교동창들과도 친하게 지내고있는 인천출신 우영철씨 입니다

공연장의 인파속에 반가운 얼굴이 눈에 띕니다

 가수 민해경씨의 친언니인 민재연씨(손에 커피를 들고있는 이) 입니다

둘다섯 친구들이 무대에 서려면 아직 30여분 이상이 남았기에

저는 고교동창생들과 근처에있는 진흥각에서 이과두주와 칭따오 맥주를 곁들인 짜장면 식사를 합니다

저희들이 더벅머리 청년시절 이었던 70년대 초반까지 중국술인 고량주는  빼갈 이라 불리었고

단위도 병이 아니고 도꾸리라고 하였었읍니다

이날 저희 일행중에 짖궂은 친구 한명이 음식주문을 하면서 식당 종업원에게 <빼갈 한도꾸리도 주세요>라고 말을 건넸더니

종업원은 무슨말인지 못알아 듣더군요

둘다섯 공연을 구경한후 당구장으로 향했읍니다

당구경기를 마치고 거리에 나왔을때 성탄절의 인파도 뜸하여 고요하기까지 합니다

사진 오른쪽 뒷편에 옛 제일은행건물이 보입니다

저희들 세대에게는 반갑기 그지없는 <C,C,R>간판이 눈에 띄었읍니다

한치의 망설임 없이 전원 만장일치로 한치의 망설임 없이  들어간 <C,C,R>의 안모습은 우리일행에게 추억과 감동을 안겨 줍니다

저희 일행 말고는 다른 손님들이 많질 않아서 옛날에 즐겨듣던 음악들을 실컷 신청하여 들었읍니다

저는 C,C,R의 노래들 중에서 < I put a spell on you> 를 신청하여 들었읍니다

70년대 초반에 동인천역 주변, 경동사거리, 신포동, 중앙동거리의 저희들 모습들을 떠올려 봅니다

현재시간 밤 11시를 조금 앞둔 시간 입니다

내일 모레 65살이 될 꼰대들의 수다

영흥섬에 갈수있는 마지막 버스가 떨어진지가 꽤 오래되어서 저는 친구(승권이)집에서 잠을 자게 됩니다

하룻밤 신세를 진 승권네집 건넛방에는 승권이 부부가 낳고 키웠고 지금은 출가한 남매의 흔적들이 남아있읍니다

다음날 아침시간 영흥섬에 가기 위하여 남동구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릴때

가로수로 심겨진 감나무에 남아있는 감들이 눈길을 끕니다

오늘 아침에 오세복씨가 제게 보내준 사진 입니다

동영상에서 세복씨가 이야기한 영철씨의 장화와 검은안경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