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앵벌이 꾼 본문
영흥도에는 저의 초등하교 동창생인 신일이가 살고 있읍니다
영흥도에서 팬션,부동산 중개 사무실,횟집을 운영해온 신일이는
장기간 지속되는 불경기 때문에 살림살이가 매우 곤궁해 졌는지
틈틈이 저희 식당에 나타나서는 앵벌이 수준의 동냥을 일삼고있읍니다
여인들이 있는 곳 에는 무조건 나타납니다
하수오농장에 인천지역의 사물놀이 대가(大家 :꽁지머리를 한 이) 일행이 머문다는 소식을 듣고는
꾕과리 다루기를 한수 배웁니다
신기한가 봅니다
참 친절하고 겸손한 사물놀이 대가 이십니다
신일이의 기타반주에 꾕과리를 북 삼아 장단을 맞춰어 주며 추임새도 넣어 줍니다
앵벌이는 낮밤을 안가리고
대상도 안가리는가 하면
소비자(적선을 해 줄 이)의 반응은 철저무시 입니다
안되겠는지 다가 갑니다
소비자가 따라주는 술 한잔에 잠시 시름을 잊기도 하며
하다하다 안되니까 나름대로 분장도 해 봅니다
1960년대 중후반때 저희아버지(안경착용에 흰 점퍼차림)께서는
인천의 용현동 낙섬의 맹아산에 있었던 부랑아 보호시설의 책임자 이셨읍니다
전쟁통에 부모와 헤어진 부랑아들 중에 칠칠이라는 별명의 한 소년은
경인선 열차의 객실을 돌며 노래를 부르던 앵벌이 출신 이었읍니다
부랑아보호시설의 오락시간은 칠칠이 소년의 독무대 였고
그의 구성진 노래중에는 이별의 부산정거장 노래도 있었읍니다
남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