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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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섬 이야기

해당화 향기가 그윽한 영흥섬

매루 2013. 5. 30. 13:57

 

 

 

 

해당화 / 한용운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하고 물었습니다.
꽃도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5년전 영흥섬 도로공사장에서 파헤쳐져 길가에 내팽겨쳐진 아기해당화를 인천 만수동의 저희집에서 키워왔읍니다

그동안 잘 자라지도 않음은 물론 꽃을 피우질 않던 녀석인데

올봄에 이곳 영흥섬으로 다시 돌아오더니 오늘 아침에 꽃한송이가 수줍은듯 피어나 그윽한 향기가 집안에 가득 합니다

 

 

 

 

저희집 앞 바다에 있는 길마섬

 

한적한 평일날의 섬마을에 마을버스가 지나갑니다 

 

 

 

간혹 흰색꽃이 피어있는 해당화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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