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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만의 만남(임덕신)

매루 2011. 10. 15. 21:17

 

 

                                                                   Annie Laurie - Slim Whitman

55년생인 저는 초등학생시절에  운동회의 달리기때 마다 항상 꼴찌로 들어왔을 정도로 54년생인 대부분의 또래들보다 키도 작고 체력도 뒤떨어져 있었읍니다

그러한 제가 중1때 급성장을 했는지 중학교 2학년때에는 65명이 정원인 학급에서 맨뒤에서 두번째 책상에 앉게 되었고

제 바로 뒤에는 당시  코흘리개 어린이를 겨우면한 앳된 저희들의 외모와는 달리  나이가 많아(51년생) 마치 아저씨처럼 여겨지던 임덕신 학생이 앉아 있었읍니다

덩치가 큰 학생들중 몇몇은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같은반 학생들을 괴롭히곤 했지만  그는 온순하고 친절하여 급우들이 오히려 그를 따랐읍니다

학기초에 반장선거를 하였지만 개표결과절차는 생략되고 담임선생님 께서는 그가 아닌 다른학생을 반장으로 임명을 하여서 우리들은  한때 어리둥절 하였었읍니다

그해 가을에 전교학생회장 선거가 있었고 각반에서 학생회장후보가 1명씩 출마를 했지만 저희반만은 학급반장과 임덕신 두명이 출마를 했읍니다

 당시 우리반 학생들은 저마다 각기 지지하는 후보자 때문에 둘로 나뉘었고 임덕신 바로앞에 앉아있던 저는 자동적으로 임덕신쪽 이었고

선거운동기간에 들어있던 일요일에는 그의 집이있었던 미림극장 주변의 빵집에 모여서 무엇을 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선거운동준비를 했었읍니다

중3이 되자 우리는 학급이 갈려 헤어지게 되었고 제가 교회활동에 빠져들면서 더더욱이 그와 멀어지게 되었고

동인천고등학교로 동교진학을한 저희들과 달리 임덕신은 다른 고등학교를 선택하였읍니다

그와제가 중3시절에 같은학교 울타리안에서 자주 마주치며 보기는 했었겠지만 제가 기억하고있는 그와의 일들은 그것뿐 이었읍니다

그리고 훗날 이문열씨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읽으면서 소설속의 주인공인 엄석대의 외모에서 그가 떠올랐었읍니다

올초에 개설한 저의 블로그<蘭室에서 1515>에 그가 찾아왔고 블로그상에서 친구사이로  지내고 있지만 제겐 엄연한 형님 이지요

오늘 오후에 제친구 승권이와 덕신형이 제가있는 만수동엘 찾아 왔읍니다

45년만에 처음 난나는 덕신형에게  제가 키우던 風蘭1盆을 선물하며 그동안의 회포도 풀며 정겨운 시간을 가졌읍니다

우리들의  중학교 2학년 시절은 제가 하모니카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때이고  Annie Laurie 라는 노래는 제가 하모니카로 즐겨 연주했던 곡 입니다

 

 

중학교시절에는 이웃집 아저씨 같았던 덕신형은 이제 외모만으로는 저희보다 오히려 앳되 보입니다(덕신형과 안경낀이 승권이)

 

 

 

 

내년 봄이면  덕신형의 집에는 순백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 그윽한 향기가 퍼질겁니다  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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