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코스모스 본문
영흥섬으로 들어온후 2번째 되는해의 초여름에 저는 저희집 도롯가에 코스모스 모종들을 심었읍니다
다행히 해마다 포깃수도 많아지고 꽃들도 예쁘게 피어서
일부 관광객들은 저희집앞에 차를 세우고는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곤 합니다
제가 어렸을적에 아버지께서는 용현동의 맹아산에 코스모스를 심으셨었는데
맹아산에 코스모스꽃이 피기 시작을 하면 동네 주민들은 물론이고
아베크족들의 데이트장소로 이용이 되곤 했는데
지금도 제 또래의 인천출신 사람과 처음 만나서 인시를 나누다가 맹아산 이야기가 나오면
적지않은 사람들이 "아,,, 그 코스모스!"라고 할정도로 나름대로 추억의 장소 이었읍니다
지금은 아파트에 덮여 산은 커녕 언덕의 존재조차 희미해진 인천 용현동의 맹아산이
지금 제가 살고있는 영흥섬의 저희집앞에서 바다건너로 보이는 송도신도시 뒷편 어딘가에 있겠지요
해마다 이쯤이면 코스모스 꽃대궐을 이루던 맹아산의 풍경과 제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용현동 맹아산의 코스모스
1960년대 후반 용현초등학교 주변의 모습 입니다
가을이면 아버지께서 심어놓으신 코스모스의 꽃이 맹아산 꼭데기 여기저기에 꽃대궐을 이루었고
아랫사진 채석장옆의 노란줄표시는 맹아산으로 자동차나 우마차가 오를수있는 가파른 언덕길 이었는데
그언덕길가에도 아버지께서는 코스모스를 심어 놓으셨었읍니다
아버지 께서는 맹아산에 있었던 벙어리학교와
부랑아(전쟁통에 부모의 생존여부가 불분명한체 홀로된 거리의 아이들)보호시설에서 지금의 행정실장격인
서무과장(학교)겸 원장(부랑아 보호시설)으로 재직을 하셨읍니다
코스모스를 배경으로 부랑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인데 흰점퍼차림에 안경을 끼신분이 저의 아버지 이십니다
사진 뒷편에 부랑아들의 숙소가 보입니다
맹아산 벙어리학교 코스모스속의 교사들과 학생들
뒷편의 건물이 벙어리학교 건물입니다(학교를 정면으로 바라볼때 오른쪽 건물벽인 셈 입니다)
건물뒤에 굴뚝과 기와지붕이 보이는데 이곳은 부랑아보호시설 원생들의 숙소 입니다
서무과장 이셨던 저희 아버지(빨강), 교장 선생님 이셨던 고모부(주황), 교감 선생님(노랑),
저의 고종사촌 누나로 훗날 로얄호텔 노욱진 사장의 장모님이 됩니다(초록)
김칠관 선생님(파랑), 저희들에게 성경공부를 재미있게 해주셨던 고선생님(남색)
용현동 대성목재 철로옆 굴고개 주변의 성결교회에서 청소년 지도교사를 하셨던 홍선생님(보라색, 사진 왼쪽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