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하늘나라에서 보내온 축전 본문
2011년 설날 우리가족들
가운뎃줄에 안경을 끼고 게신분이 생전의 제 아버님 이시고
아버지 옆에 흰옷을 입고 게신분은 저의 이모님 이십니다
떠도는 자의 노래 / 신경림
외진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 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고 헤매고 다닐는지도 모른다
제 아버지께서 운명하신날 밤 영안실에 있던 저의 목사동생 휴대전화에는 반가운 문자가 날아 들었읍니다
미국 보스턴신학대학원에 입학을 신청했던 조카 유성이(목사동생 아들, 사진 뒷줄의 청년))의
congratulation 으로 시작되는 입학허가 문자가 날아든것 입니다
그 문자내용을 전해들은 저는 가족들에게 "아버지 께서 하늘나라에 가시자마자 사랑하는 손주를 위해 한건 해내셨다"라며
축하분위기를 띄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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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4일 오전에 저희 아버지께서 운명을 하셨읍니다(향년 99세)
저희 부부를 비롯한 유가족들이 3일장을 치른직후 집근처의 식당에서 자리를 함께 하였읍니다
우리가족의 1세대 이셨던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으니 2세대들 이었던 저희 형제들과 제수씨들 그리고 매제가
저희가족의 1세대들이 되었읍니다
동인천고등학교3명,인하대학교3명,감리교신학대학교 2명, 항공데학교 2명등
1~ 2대에 걸쳐 학연으로도 엮여져 있는 저희 가족들 입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38세에 저를 낳으셨읍니다
돌아오는 5월 23일이 저의 60세 생일 이니까
60년 이라는 긴세월을 저와 부자지간의 연으로 이세상을 사셨읍니다
2세대 형제들중 가장 막내인 진이는 올봄에 항공대학교에 입학을 하여
고모부와 항공대학교 동문이 되었고
조카 유성이는 미국유학에 앞서 현재 교제중인 배필과 혼인식을 올려야하고
외조카인 진경이는 오는 가을에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다음달에 있을 은미(조카며느리)의 출산과 함께 이래저래 분주할 우리 가족들 입니다
더이상 흘릴 눈물이 없을 정도로 장례기간내내 한없이 많은 애도의 눈물을 흘려 퉁퉁 부운 눈들 이지만
가족들에게 닥아온 이런저런 좋은일들을 가지고 나누던 이야기들 때문에 거짓말 처럼 웃고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