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정열이 이야기 본문
군대 제대후 그해여름에 성동원 식구들과 포천 일동 이라는 곳 물가에서 3박4일 야영을 했었읍니다
저의 동갑내기 사촌인 열이와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시냇가에 앉아서 밤새도록 술을 마시며
부모님들 흉(?)을 보았읍니다
그때 그것 때문에 벌을 받았는지 열이나 저나 똑같은 중환자들 입니다
그때 흉을 본 내용은 그다지 악의적인 내용이 아니었읍니다
열: 일후야 몇일전에 외삼촌(저희 아버지)하고 우리 엄마(저희 고모님)두 노인네 남매가
아침부터 뭔가 심각하게 수근수근 하다가 씨익 웃으며 헤어지더라
일후 : 그노인네들 그러시는게 어디 한두번 인가?
열 : 그런데 그날 갑순이(마당에서 키우던 개)가 없어졌어
일후 : 나 어렸을때 여름에 돼지고기인줄 알고 먹은 우리집개가 한두마리인줄 아냐?
그렇게 히히덕 거리며 젊은날 우리 사촌형제들은 물소리 노래삼고 밤하늘의 별을 함께 헤었읍니다
첫사랑 정미씨와 결혼하여 당시 총각이던 저의 부러움을 많이샀던 제 동갑나가 고종사촌 열이,,,,,
하지만 신혼때부터 콩팥에 이상이 생겨 당시로선 이름도 생소한 신장투석을 받던 열이는
미국에 가서 수술을 받기위해 서류상으로만 정미씨와 이혼을 하고 미국으로 갔읍니다
훗날 서류상의 이혼은 진짜 이혼으로 이어졌고 몸과 마음의 상처를 입은 열이가 너무나 불쌍하고 안타까웠읍니다
다행히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식받은 콩팥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않고 제기능을 발휘하며 건강을 회복하게되고
예쁜영화배우 뺨치는 묘령의 17세연하 한국여성과 결혼도 하여 두아이의 아빠가 되었읍니다
하지만 이식받은 콩팥의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했고 결국은 5년전 중국에 들어가 다시 콩팥이식을 받았읍니다
몇일전 열이에게서 전화가 왔읍니다
미국은 경기도 어려워 돈벌이도 시원챦은 데다가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한국에 다시 들어와 회사경비생활 이라도하며 의료보험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는것 이었읍니다
IMF외환위기때 쫄딱망한 제소식을 듣고 미국에서 비행기타고 건너와 재기하라며 거금을 제게 주었던 열이였는데
저는 지금 그를 위해 도와줄수있는것이 별로없어 속이 상합니다
열이와의 옛추억이 있던 포천을 찾아가서 그때 열이와 밤을세며 이야기를 나누던 물가를 찾아보았읍니다
지금은 길도 바뀌고해서 그때 그곳이 어딘질 모르겠읍니다
그래서 장승에게 길을 여쭤 보았더니 자기 나이 이제 스물도 안되어서 잘 모르시겠답니다
오히려 왜 자기 마누라 옆에서 얼쩡거리냐고 곁눈질을 줍니다
남의 타는속도 모르고 질투나하는 장승님이 저는 많이 미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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