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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새끼

매루 2012. 3. 22. 06:53

 

 

 

 

 

 

아침에 보고 느껴지는 봄볕이 좋아서 옷두툼이 입고(끈질긴 감기기운) 영흥도행 버스에 올랐읍니다

하늘,바다,길가의 초목에 봄색갈이 완연히 느껴지는 편안한 마음으로 버스창밖을 바라봅니다

영흥도에 도착하여 사무실 뒷동산에 오릅니다

작년에 여기저기서 캐어 모아다 심어놓은 할미꽃들이 서러서로 봉긋이 꽃봉오리들을 내밀었읍니다

봄볕이 따뜻한 숲덩쿨 사이로는 이름모를 새들의 분주한 울음(노래)소리가 정답습니다

멀리 바다를 바라다 봅니다  넓은갯벌의 물기에 봄 햇살이 반사되고 새파란 하늘은  지나는 비행기는 자회사의 로고가 보일만큼 맑습니다

사무실과 사무실옆 화실(花室)의 난 과 수많은 화초에 물을 주고 점심먹고 물주고 기타치며 노래 부르다가 짧은 봄날의 낮시간이 지났읍니다

아침에 아내가 부탁했던 굴을 구하기 위하여 동요 섬집아기의 풍광이 떠오르는 방개골로 달려 갔읍니다

굴을 구한후 인천행버스에 오르자 곧바로 깊고 편안한 잠에 빠져들고 말았읍니다

얼마나 울렸는지는 모르지만 휴대전화 벨소리에 잠을 깨어 차창밖을 보니 어느새 버스는 월곶부근에 와 있었읍니다

고등학교 동창인 혁재 에게서 걸려온 전화 였읍니다

그는 다짜고짜 "일후야 지금부터 내가 물어보는 말에 숨김과 가감없이 솔직하고 진실되게 대답해주길 바란다,,,,,부탁한다" 라고 말문을 엽니다

직감적으로 고등학교동창생 몇명이 모여있다는것을 느꼈읍니다

혁재 : 우리들 중학교 다닐때 학교교문 옆에 있었던 분식집에서 팔던 찐빵 한개값이 얼마 였냐?

일후 : 분식집은 무슨 분식집이냐, 갈데가 거기밖에 없어서 드나들던곳이지.,,,,

혁재 : 엉아가 묻는말에 대답은 안하고,,,,,,,

일후 : 남마(나는 임마)  충성이 때문에 거기 잘 안갔댔어 거기서 박문로타리쪽으로 가면  짜장,우동, 튀김을 팔던 포장마차가 있었는데

충성이가 그포장마차 아줌마가 예쁘다고 글루만 갔었어

혁재 : 중2 중3 찌까난(조그만) 자식들이  뭐 이쁜 아줌마? 에라이 ......

일후 : 넘마(너임마 )충성이 그새끼 그러는거 잘 알쟎아. 결혼하기전에도 다방가면 레지한테 추근 거리던거....

         그때 짜장면이 30원 이었고 방과후 철도길 건너 교대쪽으로 오다보면 판잣촌 골목에 호떡집이 있었는데

영보,성대,나 셋이서  20원에 3개씩 사먹었던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다. 근데 자는사람 깨워서 그애기를 하냐?

혁재 : 지금 한성이 새끼하고 도너츠를 먹고 있는데 중학교때 학교앞에서 먹던 찐빵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새끼가 자꾸 우기는 바람에 너한테 전화 한거야

일후 : 난 잘 기억 안나니까 똥개새끼 한테 물어봐

혁재 : 똥개새끼 그 돌대가리가 뭘 알아(주변에서 낄낄 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림)

이렇게 혁재와 전화통화를 하다보니 버스는 어느새 제가 내릴곳에 다와가고 있읍니다

내리려고 의자에서 일어났는데 뒷좌석에 있는 젊은 청년들이 웃긴다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엇읍니다

머리도 희끗한 꼰대가 버스 안에서 전화에다가 대고 이쁜 아줌마네 똥개새끼네 떠들고 있었으니 웃기기도 하겠지만 신기 할수도 있었겠지요

전화로 이야기하는것이 결례라고 생각하고있는 저여서 평소에  전화사용을 자제하다보니까 이제는 제게 걸려오는 전화조차도 어떤날은 한간도 없을 정도 입니다

당연히 버스나 전철 안에서 전화통화 하는 사람들을 속으로 흉보아왔던 저 였는데

버스안에서 이쁜아줌마, 다방레지,똥개새끼등을 말하며 떠들었으니.....부끄럽고 창피 스러웠읍니다 

 

고등학교 1학년때 평창모자하고 히찌브에 나팔바지 교복을 입고 제물포역부근의 빵집에서 여학생들과 자주 어울리던  창호녀석은

자신의 공책 표지 이름칸에 P,B라고 적어놓았읍니다  자신은 성인이 되어서 유명한 Play boy가 되는것이 꿈 이라고 했읍니다

그때 저는 그에게 "플레이보이 좋아하네 플레이보이의 순 우리말이 뭔지 아냐?

여학생들 뒤꽁무니 쫓아 다니는 똥개야 똥개..."

그이후로 고교동창들은 그를 창호라는 이름대신 똥개로 부르기 시작 하였읍니다

고등학교 동창모임에 어쩌다 오랫만에 나오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얼굴도 기억이 안나고 이름까지 가물가물한 경우가 다반사 이지요

창호를 기억 못하는 친구들에게 똥개 라고 이야기하면 다들 금방 알아보니 저는 창호에게 어린나이에 매우좋은 이름을 지어 주었었읍니다

 

 

 

 

 

그믐때여서 소래철교밑을 지나는 갯골이 바닥을 드러냈읍니다

갯골 바닥에 갈매기들의 모습이 마치 동물의 왕구에서 남극의 펭귄무리를 보는것 같습니다

새로 만든 소래철교는 전기열차가 다니기위한  전신기둥작업이 한창이고

저희들의 수많은 추억이 간직되어있는 옛 소래철교위로 봄을 맞아 이곳을 찾은 이들이 그위를 지나고 잇읍니다

오른쪽이 소래이고 왼쪽이 월곶 입니다

 

 

 영흥도 사무실에 춘란이 꽃대를 올리더니 개화가 시작 되었읍니다 근접촬영을 한답시고 사진만 망쳤읍니다

 

 

 

 영흥도 사무실앞 까지 바닷물이 들어 옵니다 사진 왼쪽 산넘어 영흥대교의 주탑이 보입니다

 

 

 사무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섬이 선재도의 측도 입니다

 

 

사무실에서 사진의 오른쪽 해변도로를 달리면 산을 돌아서서 용담해수욕장과 옥수수밭이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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