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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규현 신부님 (Heart of gold : Neil young)

매루 2011. 3. 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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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 잇는 열린 공간 만들게요”

‘생명평화마중물’이 전주에 꾸려
유기농차·착한커피 팔고 책 구비
“아름다운 세상 만드는 데 보탬”

한겨레 박임근 기자 메일보내기
» 문규현 신부
‘비정규직 카페 점장’으로 인생 3막 여는 문규현 신부

“이제 인생 제1라운드(학창시절까지)와 제2라운드(직업을 가진 삶)를 지나 제3라운드(정년이후)를 맞아 새롭게 출발을 하고, 소중한 인연들을 계속 만들어 가기 위해 북카페를 마련 했습니다. 저는 이 공간에 비정규직으로 취직한 것입니다.”

지난 1월23일 천주교 전주교구 평화동성당에서 주임신부로서 마지막 미사를 올리고 은퇴한 문규현(66·사진) 신부가 최근 만남의 공간을 마련했다. 문 신부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생명평화마중물에서 북카페 ‘그래도 희망입니다’를 5일 오후 3시 문을 연다. 사랑방 구실을 하게 될 이 공간은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전북대 새정문 옆 코앞건물 2층에 꾸려졌다. 생명평화마중물은 지속가능한 생태적 삶과 평화운동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04년 4월 창립했다.

카페 이름 ‘그래도 희망입니다’는 문 신부가 2008년에 냈던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희망이 없는 이명박정권에서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표현인 셈이다.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위해 2003년 65일 동안 수경 스님과 삼보일배를 했던 문 신부가 전북 부안성당 주임신부로 있으며 겪었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 반대운동이후 언론에 기고했던 글 25개를 정리한 책이다. “세상이 모두 끝난 것처럼 보일 때에도 우리 곁에 희망이 있다. 희망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옆 사람의 손을 잡고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책 서문에서 밝힌 뜻은 곧 북카페 운영의 취지이기도 하다.

이 카페에서는 허브차를 비롯한 각종 유기농 차와 공정무역을 통한 착한 커피를 판매한다. 대화·묵상과 함께 책도 읽을 수 있다. 철학책 등 도서 300여권과 영화 감상시설을 갖췄다. 청소년을 위해 정기적으로 영화상영을 할 예정이다. 각종 행사 및 교육 장소로도 대여가 가능하다.

문 신부는 “차 값이 싸면 다른 가게에 피해를 주게 되고 영업윤리를 위반하는 것이 된다고 해서” 주변 상가와 값을 똑같이 책정했다고 했다. ‘함께 하는 삶, 섬기는 삶, 보듬고 하나되는 삶’을 추구하는 생명평화마중물 창립 취지에 맞춘 결정이라고도 했다.

개점 준비로 입술이 불어튼 문 신부는 “안 해본 일을 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비정규직이니 안 짤리려면 열심히 일해야 한다”며 특유의 익살도 잊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열린 공간에서 좋은 인연으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더불어 생명과 평화, 축복의 시간을 나누고 싶습니다.” (063)271-0815.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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