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해갈(解渴) 본문
해갈(解渴)은 국어사전에
비가 내려 가뭄을 겨우 면함,
목마름을 겨우 해소함.
어렵던 돈 사정이 조금 풀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풀이되어 있읍니다
찔레꽃 가뭄
윤병두
“찔레꽃 필 때 비가 오면 개도 쌀밥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찔레꽃이 피는 오뉴월은 매년 가뭄이 오는 시기로 우리 선조들은 이때를 ‘찔레꽃 가뭄’이라 했다.
찔레꽃에 얽힌 속담이 지역마다 하나같이 가뭄과 연결시켜 온 것을 보면
조상의 지혜에 새삼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아무리 과학만능시대에 살고 있다지만 하늘의 도움 없이 농사를 잘 짓는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요즈음 서해안을 중심으로 혹독한 봄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저수지가 갈라지고 모내기를 못한 농부의 가슴이 타들어 가고 있다.
북한 지역은 62년 만에 큰 가뭄이라 평년 강수량의 1/3정도도 안되며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찔레꽃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기에 가뭄에도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유달리도 가뭄이 심했던 어린 시절,
찔레꽃 향기가 가득한 동구 밖에서 친구들과 가시덤불을 헤치며
찔레 순을 꺾어 먹던 추억이 떠오른다.
산나물을 뜯어 오시던 어머니의 산나물 바구니에는 늘 자식들에게 줄 찔레 순이 담겨져 있었다.
배고픈 시절 찔레순은 유일한 간식거리였는지 모른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 놓아 울었지”
소리꾼 장사익의 ‘찔레꽃’의 노랫말이다.
하얀 옷 입은 조상들이 황토 길에서 석양을 등지고 세상살이를 한탄하는 모습처럼 들린다.
가뭄과 보릿고개의 고단한 삶을 하얀 찔레꽃으로 형상화한 것 같아 더욱 애잔함으로 다가온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
영흥섬에 들어와 농사를 지으며 지낸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어 갑니다
말기암 환자가 제법 넓은 밭에서 농사를 짓는 모습이 보는이들에 따라서는 고되고 안스러워 보이는지
"너무 무리 하지 마라", 쉬어 가면서 하라", "밭이 너무 넓으니 농사를 좀 줄여라"등등
저에게 보내주는 걱정스런 관심들이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하지만 농사는 하늘(햇볕,비,바람등...)이 지어주고 농부는 잠시 그리고 조금 거들뿐 입니다
1년 365일 전체를 놓고 볼때 농부가 밭에서 일하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보아야지요
제가 군생활 했던 1977년도에는 안동댐이 바닥을 드러내는등 기록적인 가뭄이 있었는데
당시 졸병(1976년 입대)이었던 저는 물부족 때문에
고참병들의 빨래를 비롯하여 내무생활에 무진 애를 먹었었는데
다행히 부대안 수송부의 급수차 선임탑승자(군 입대전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의 인연)의 도움으로
남들이 모두 잠에 빠진 새벽에 샤워를 하는 호사까지 누렸던 기억이 있읍니다
올해도 한반도에는 어김없이 찔레꽃 가뭄이 찾아왔는데
문제는 역대 최고로 심각한 가뭄 이어서
저수지의 물은 물론 이려니와 지하수조차 바닥이 나면서 논과 밭이 타들어가는 심각한 현실 이지만
다행이 저희밭에는 지하수가 마르지 않아서 살수기(sprinkler)를 이용하여 밭에 물을 공급하고 있읍니다
1977년 8월 전국적으로 가뭄이 심해 농작물에 피해가 늘었다. 어느 마을에 주민들이 모여 기우제를 지내고 있다.
1977년 7월 전국의 수은주가 연일 32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영호남 가뭄이 갈수록 심각해
곳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공무원과 민방위대의 동원령이 내려졌다. 전국적으로 수돗물 소비가 급증하는가운데
한 수해지구에서는 식수가 부족하자 이동급수차를 동원해 식수난을 해결했다.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차례를 기다리는 아낙네들의 표정에서 심각한 식수난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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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비가 내렸읍니다
그날은 나라를 위하여 희생을 하신 호국영령들을 기리는 현충일날 이엇읍니다
죽어서까지 내나라와 후손들을 위하는 호국영령들의 보살핌 이라 생각 합니다
어제 밭일을 모두 마치고(오후 7시경) 마중을 나온 참이와 함께 밭뚝에서 잠시 망중한을 가집니다
프랑스 화가 밀레가 그린 만종 이라는 그림이 생각 납니다
가을걷이를 끝낸 저녁,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에 기도하는 두 사람의 모습 이지요
해갈에 행복해하는 농부인 요즈음 저의 마음이 밀레의 그림 만종에 나오는 두사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