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한 하늘의 별빛 같은 노래
기교 없이도 묵직하고 가슴 저릿한 대가 신경림 시인
어머니와 달리 “어려서부터 집에 붙어 있지 못하고”('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늘 떠돌았던 시인은
낯익고 익숙한 것들 속에서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역전 사진관집 이층')을 찾듯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고 찾으려고 하루하루 “활기차게” 살아간다.
“아주 먼 데./말도 통하지 않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그 먼 데까지 가자고” 멀리 떠나기도 하지만
종내는 “사람 사는 곳/어디인들 크게 다르”지 않고 “아내 닮은 사람과 사랑을 하고/
자식 닮은 사람들과 아웅다웅 싸우면서”('먼 데, 그 먼 데를 향하여') 살아가는 모습은 한결같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별들이 쌔근쌔근 코 고는 소리까지 들릴” 듯한 초원의 적막 속에서 문득 “세상의 소음”('초원')이 그리워진 시인은
“너무 오래 혼자”서 “차를 타고 달려온 길을/터벅터벅 걸어서/보지 못한 꽃도 구경하고/듣지 못한 새소리도 들으면서”
“이쯤에서 돌아”('이쯤에서')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