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영흥섬의 봄꽃들과 동현씨 본문
춘분(春分)이 이틀 앞으로 닥아온 영흥섬의 봄날....
옅게 낀 해무(海霧 : 바다안개) 때문에 바다건너 제고향 인천을 비롯한 주변의 그리운곳들이 잘 보이지는 않아도
뺨에 스치는 푸근한 기운들은 영흥숲속의 들꽃들의 피어남을 재촉하기에 충분 하였읍니다
때 맞추어 저의 초등학교 후배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동현씨가
영흥섬의 들꽃들을 사진기에 담기 위하여 영흥도에 들어왔읍니다
이맘때면 영흥섬 바다에는 해무(海霧 : 바다안개)가 일기 시작하여 봄이 왔음을 알립니다
이 해무를 신호로 머지않아 영흥섬 바닷가에는 엄청난 숭어떼들이 몰려오기 시작을 합니다
10여년전 저희 초등학교 동창생들과 이곳으로 봄소풍을 왔었읍니다
그날 2시간여동안 바다를 끼고 도는 임도(林道)를 걸었던 적이 있읍니다
길가 풀섶에는 온통 노란 페인트를 쏟아 놓은것처럼 복수초 노란꽃잎이 봄볕에 황홀하게 반짝였고
작지만 귀엽고 아름다운 노루귀 꽃 들이 밤별들이 쏱아진양 아니면 흰싸락눈이 내린것처럼 꽃잔치를 이루고 있었읍니다
그리 많은 세월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그때 그길 주변은 사진처럼 파헤쳐져 변해 버렸고
사람들의 무차별적인 남획이 지속적으로 계속되다보니
당연히 복수초,노루귀등의 이른봄꽃들의 자생지는 훼손되어
이제는 영흥섬에서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나 사진 동호인들의 눈에 쉽게 띄질않는 귀한 꽃들이 되었읍니다
제가 영흥섬에 살고있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은 저에게 복수초,노루귀등의 들꽃들이 남아있는 비밀스러운 곳들을 안내해주길 바랍니다
오늘 동현씨와 복수초,노루귀를 맞이하러 영흥섬의 한 숲을 찾았읍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않는 낭떠러지에 가까운 비탈진곳에 복수초들이 드문드문 남아 있읍니다
이효석님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는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고 표현되어 있읍니다
이곳 영흥섬의 숲에도 이른봄이면 별이 쏟아진듯 싸락눈이 내린듯 노루귀꽃이 지천 이었읍니다
사람들은 첫사랑 이야기를 할때 진달래꽃과 연분홍 이야기를 합니다
양지바른 무덤가에는 할미꽃이 봄볕에 화려합니다
나흘전(3월 15일)에 제가 사진기에 담았던 할미꽃
그때 그 할미꽃인데 동생꽃봉오리들이 키가 부쩍 자랐는데 홀로 피어있던 할미꽃이 보이질 않습니다
확대해 보았읍니다
똑 부러진것처럼 잘려 없어졌읍니다
깊은 산속에서 모진 바람과 추위의 긴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운지 몇일도 안되어 수난을 당합니다
산수유와 꽃모양이나 노란색갈이 비슷하여 이따금 언쟁이 발어지곤하는 생강나무의 꽃망울이 곧 터질듯 합니다
중국의 양쯔강 남쪽에는 귤나무가 자생을 한다고 합니다
이귤나무를 양쯔강 이북지역에 심으면 기후관계로 이나무에서 귤이 열리질 못하고 탱자가 열린다고 하는데
양쯔강 이북지역에 사는 사람이 양쯔강 이남지역을 여행중 귤나무를 보고는 귤나무라고 말하는 그곳사람들에게 탱자나무라고 우겼다고 합니다
훗날 사람들은 잘 또는 확실하게 모르면서 우기는 사람을 일컬어 "X도 모르면서 탱자 탱자라 우긴다" 라고 합니다
지난해 봄(3월 30일) 같은장소의 생강나무꽃 아래에서 동현씨가 찍어주었던 사진 입니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동백꽃은
남쪽지방의 붉은꽃이 피는 동백이 아니고 이 생강나무라고 합니다
저와 10년 터울의 동현씨는 인물이 매우 준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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