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순희 생각 본문
저도 들은 이야기입니다. 순희는 약속시간 안 지키기로 유명해서 우리들 모임에 늦게 오더라도 공인해주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본래 착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허물이나 잘못에 대하여 관대하기 때문에 남들의 큰 잘못이라도 잘 덮어주고 이해해 주며
약속시간 늦는 정도는 잘못으로 생각하지 않지요.
그래서 자기가 늦게 오더라도 사람들이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다보니 시간 감각이 없어 져서 계속 늦게 오게 되지요.
지난 임원들이 순희와 약속을 하면 연락을 수십 번하고 또 확인하고 확인해도 늦게 나타나서 속이 다 탔다고 하더니만,
3년 동안 임원을 같이하면서 이제는 순희가 늦게 오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늦게라도 순희가 나타나면
더 늦지 않고 와 준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여 감사의 환호성을 지른다고 합니다.
그러던 순희가 이번 강천산 단풍여행에서는 20분밖에 지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어느 친구 자가용으로 같이 오기는 했지만 그래도 기적 같은 일입니다.
제가 순희 만 오면 다 오는데 순희가 왔으니 출발하자고 했더니 그 말이 칭찬인지 흉인지도 모르는 착한 순희는 특유의 예쁜 눈웃음을 보냅니다.
그래서 추가로 한마디 더 해 주었지요.
순희가 20분을 늦게 온 것이 아니라 8시쯤 올 줄 알았던 순희가 40분이나 일찍 왔다고 했더니
박수를 치며 활짝 웃으며 순희의 18번 찔레꽃 노래를 잘도 부릅니다 <오화중>
우리들 어렸을적에 순희네집 옆에 병규네집이 있어서 지금도 순희와 병규는 친남매처럼 지냅니다
얼굴 예쁘장하고 여려 보여서 늑대들의 표적감인 순희의 가장 든든한 평생보디가드인 셈 이지요
병규는 순희가 저하고 친한것을 가지고 뭐라고 그러질 않아서 저는 병규도 좋고 순희도 좋습니다
재작년에 딸을 출가시킨 순희는 작년에 신랑과함께 경북 영주로 낙향을 하였읍니다
산 좋고 물좋은 영주에서 노년을 보낼 요량으로 갔다는데 그곳에서 한우사육을 할 계획 인가 봅니다
그런데 지난번 볼아닥친 구제역 때문에 순희가 걱정이 되었읍니다
알아본 결과 다행히 한우사육 시작을 하지않아서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천에 있을때 매주 목요일인가 하는날에 부평공원에서 노숙자 육칠백명에게 급식봉사를
근 10년여동안 한번도 빠지지않고 해온 순희는 우리들 모임에서도 살림꾼 입니다
어떻게 보면 여동생 같고 때론 누나같고 때론 엄마나 이모 같으며 살짝 웃을때는 연인 같은 여인,,,
부디 날씨도 순해지고 구제역등의 악재들이 순희와 순희남편의 곁을 비켜 다녔으면 좋겠읍니다
순희가 가장 좋아하고 잘부는 노래는 <여자 이니까> 입니다
그런데 이노래는 흥겨운 분위기에 저해가 된다며 잘 안부르고 몇몇이 모였을때만 부릅니다
대신에 <찔레꽃>을 잘 부르며 이따금씩 청례와 듀엣으로 <오빠는 잘 있단다>도 잘 부릅니다
저는 순희의 영주생활이 다 잘되서 우리들 모임때 부담없이 올수 있으면 좋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