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임동(入冬)과 동백(冬栢) 본문
복숭아꽃 오얏꽃이 비록 고우나 다소 천박한 듯해 믿기 어렵고
소나무 잣나무는 특별한 교태 없으나 추위를 견디므로 귀히 여기는구나
여기에 좋은 꽃을 키워내는 나무가 있어 눈 속에서도 능히 꽃을 피우네
알고 보면 잣나무보다 나으니 동백이란 이름이 맞지 않구나
고려 중기 문인인 이규보의 시 <동백꽃>이다.
동백(冬栢)을 글자 그대로 풀면 ‘겨울 잣나무’가 된다.
잣나무처럼 겨울 내내 푸르면서 꽃까지 피워내니 잣나무보다 윗길이다.
동백꽃은 불처럼 붉으면서도 수줍다.
향기는 거의 없지만 꽃 아래쪽에 진하고 많은 꿀을 저장한다.
동박새가 이 꿀을 빨아 먹으며 동백꽃의 수분을 돕는다.
중국에서는 동백나무속의 종들을 산다화(山茶花)라고 한다.
‘다화’는 차나무과 식물을 일컫고 ‘산’은 ‘야생’을 뜻한다.
차나무과를 대표하는 식물이 동백인 것이다.
일본에서는 동백을 춘(椿)으로 쓰고 ‘쓰바키’라고 읽는다.
하지만 춘은 참죽나무로, 동백과는 계통이 전혀 다르다.
일본식 표기의 영향을 받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장편소설 <춘희>(椿姬)는 <동백 아가씨>라고 해야 정확하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는 ‘노란 동백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 꽃은 초봄에 피는 생강나무 꽃일 가능성이 크다.
소설의 무대인 강원도에서 생강나무 꽃을 동백꽃으로 부른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도 있다.(<한국의 동백나무>)
2014년 3월 30일영흥도 통일사 주변의 생강나무 옆에서
동백꽃이 질 때는 처연하다.
형태의 색깔이 모두 선명한데도 꽃송이가 송두리째 뚝 떨어진다.
그래서 제주도를 비롯한 일부 섬 지역에서는 동백나무를 집 안에 두지 않는다고 한다.
춘사(椿事)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이라고 풀이돼 있기도 하다.
동백은 따듯한 남쪽 지방에 많지만 해안지역에서는 깊숙이 올라온다.
휴전선에 가까운 옹진군 대청도에도 자생지가 있다.
2014년 1월 7일은 입동이다.
이때쯤부터 초봄까지 꽃을 피우는 동백이 없다면 어떻게 긴 겨울을 보낼까.
김지석 논설위원 jkim@hani.co.kr
우리 나라 서해안의 대청도라는 섬에 전해 오는 이야기입니다.
폭풍이 심하게 몰아치던 어느 날, 한 청년이 파도에 휩쓸려 이 섬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청년은 대청도에서 여러 날 머무르며 기운을 차렸습니다.
청년은 정성스런 간호를 해 준 대청도 처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녀와 결혼하고, 가난하지만 열심히 일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어느 날, 남편은 꿈속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보았습니다.
부모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 남편은 고향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금방 다녀오리다. 꿈 속에 부모님이 자주 보여서 몹시 걱장이오.”
“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그런데 저, 부탁이 하나 있어요.”
아내는 고향에서 돌아올 때 동백꽃 씨앗을 가져다 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의 고향에 동백꽃이 많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동백꽃 기름으로 머리를 단장해서 남편에게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남편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배를 타고 고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한 달, 두 달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해가 두 번이나 바뀌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가 고향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해 잘 살고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끝까지 남편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아내는 날마다 바닷가로 자가 먼 수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혹시나 남편이 돌아올까 하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노래를 부르며 슬픔을 달랬습니다.
오늘 오는가, 내일 오는가,
오지 못하면 소식이나 오는가
기별이나 오는가, 꿈에라도 오는가
기약도 없는 기다림에 지친 아내는 결국 병이 나고 말았습니다.
시름시름 앓던 아내는 이윽고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한편, 남편은 고향에 부모님만 두고 떠나 올 수 없어서 하루 이틀 미루다가 2년 만에 대청도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동백꽃 씨앗을 주머니 가득 담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불과 열흘 전에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남편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무덤 앞에서 통곡했습니다.
남편의 울음소리가 아내의 무덤을 적셨습니다.
남편이 무덤에 엎드리자, 주머니에 있던 동백꽃 씨앗이 후두둑 떨어졌습니다.
이듬해 아내의 무덤가는 동백나무가 싹을 틔웠습니다.
그리고 남편을 끝까지 기다린 아내의 사랑이 담겨 있는 듯 빨간 동백꽃이 피어났답니다.
특징
동백나무(Common Camellia)
학명 Camellia japonica L.
영문명 :Common Camellia
일본명 :ツバキ
분류 차나무과
형태 상록활엽소교목
분포지 한국, 일본, 중국
원산지 한국
크기7m
꽃말 빨강: 당신은 내 마음의 불꽃, 흰색:너무나 사랑스러운 당신
꽃색깔 붉은색
개화시기1~4월
개화계절겨울~봄
수확시기 9~10월
동백나무는 전북 고창, 전남 해남, 완도, 강진, 여수, 광양, 경남 거제, 남해안 지역과 제주도에서 자라는 상록활엽 소교목이다.
키는 약 15m, 직경이 약 50㎝ 정도로 자라며, 잎 표면은 짙은 녹색이며 광택이 나고
뒷면은 황록색이며 타원형으로 마주나고 길이는 5~12㎝, 폭이 3~7㎝이고 물결 모양의 잔 톱니가 있다.
꽃은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으며 적색으로 잎에 붙어 있거나 줄기의 끝이나 꼭대기에 핀다.
꽃잎은 5~7개가 밑에서 합쳐지며 길이 3~5㎝로 수술과도 합쳐지고 수술은 노란색으로 약 90~100개가 있다.
열매는 10월경에 지름이 3~5㎝가량 되었을 때 종자 껍질이 벌어지는 형태로, 둥글고 암갈색의 종자가 3~9개 정도 들어있다.
동백나무의 경우는 꽃의 형태, 색, 잎에 변이가 많고 우리나라의 북한계선은 고창 선운사로 알려져 있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종자는 약용으로 쓰인다.
남편을 끝까지 기다린 아내의 사랑..
푸드투데이 류재형기자2013.01.02 15:26:02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인선 이야기 (0) | 2014.11.23 |
---|---|
김장 하던날 (0) | 2014.11.12 |
특별한 회갑 (0) | 2014.10.16 |
내고장(인천 남동구)의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0) | 2014.09.23 |
하수오농장의 한가위 풍경 (0) | 2014.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