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8월의 첫날 본문
♧ 8월의 시 / 오세영 ♧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8월은
오르는 길을 잠시 멈추고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번쯤 온 길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달이다.
발아래 까마득히 도시가,
도시엔 인간이,
인간에겐 삶과 죽음이 있을 터인데
보이는 것은 다만 파아란 대지,
하늘을 향해 굽이도는 강과
꿈꾸는 들이 있을 뿐이다.
정상은 아직도 먼데
참으로 험한 길을 걸어왔다.
벼랑을 끼고 계곡을 넘어서
가까스로 발을 디딘 난코스,
8월은
산등성 마루턱에 앉아
한번쯤 하늘을 쳐다보게 만드는 달이다.
오르기에 급급하여
오로지 땅만 보고 살아온 반평생,
과장에서 차장으로 차장에서 부장으로
아, 나는 지금 어디메쯤 서 있는가,
어디서나 항상 하늘은 푸르고
흰 구름은 하염없이 흐르기만 하는데
우러르면
먼 별들의 마을에서 보내 오는 손짓,
그러나 지상의 인간은
오늘도 손으로 지폐를 세고 있구나.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케 하는 달이다.
8월의 첫날 새벽에 저희집 텃밭옆에 상사화가 꽃을 피웠읍니다
어떻게 아는지 8월이 되면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상사화....
고운 꽃색갈 만큼이나 즐겁고 아름다운 2014년의 8월이길 바랍니다
2009 ,08 ,10 대부도 베르나르 승마장
수선화과(水仙花科 Amarylidaceae)에 속하는 다년생초 상사화(相思花)
상사화(相思花)라는 이름의 이꽃은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달려 있을 때에는 꽃이 없읍니다
이처럼 꽃과 잎이 서로 만날수 없고 그저 그리워 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정원이나 화분에 심고 있으며 양지 바르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상사화와 비슷한 꽃으로 꽃무릇이라 불리우는 절이나 절 주변에서 피는 붉은색의 석산(L. radiata)도 있읍니다
베르디 오페라 '나브코' 중에서 헤브라이 포로들의 합창 → Claude Ciari 기타연주
6세기의 구약 다니엘서가 배경인 Nabucco에 나오는 이 노래는
예루살렘에서 포로로 잡혔던 히브리인들이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이 노래를 부르며
시온을 그리워하고 마음을 달랬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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