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2012년 첫 봄비 내리던날 본문
추위가 물러난듯 봄비다운 봄비가 조용히 내리던 저녁나절에 초등학교 동창인 창용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읍니다
"뭐 하시꺄? 저녁이나 같이 먹게 안나오시꺄?"라며 특유의 익살과 씩씩한 친구 창용의 목소리 입니다
오랜 이웃이자 음악친구인 승미아빠에게 전화를 한후 함께 창용이와의 약속장소엘 갔읍니다
이미 도착하여 창용이는 상위에 노릇노릇 고기를 먹음직 스럽게 굽고 있었읍니다
전직 갈빗집 주인 이어서 친구들과 고깃집엘 가거나 야외에 나가면 숯불관리와 고기굽는일은 무조건 제 담당 입니다
창용이와 승미아빠는 작년연말에 음악회 때문에 제가 서로 인사를 시켰던 구면 이어서인지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빈소주병의 갯수를 늘려 갑니다
고깃집을 나온후 우리는 창용이가 살고있는 아파트의 정문근방에 있는 창용이의 음악실엘 둘렀읍니다
젊은시절 중동의 사막에서 일할때 봉급을 받는 족족 악기구입에 써버렸을 정도로
음악과 악기연주에 일가견이 있는 승미 아빠와 창용이의 협주
밤늦은 시간이 되어 헤어질때가 되자 창용이는 자신의 섹소폰연주가 들어있는 CD를 제게 선물을 해 주었읍니다
CD에 1번 이라는 표기를 해놓았을만큼 창용이 자신이 가장 아끼는 CD라고 합니다
창용이의 음악실 문을 나설때에도 봄비가 내리며 가로등 불빛에 보기좋게 비치고 있었읍니다
창용이는 저에게 "일후야 너는 저 비가 뭘로 보이냐?..." 라더니
"내가 젊었을때 밤무대에서 연주할때 소리 빽빽 지르며 울던 여인들 눈물이 지금 비가 되어 내리고 있는거야>라며
시치미를 떼고 진짜같은 우스개 소리를 하면서
비를 피하기 위해 입고있는 점퍼의 모자를 머리에 쓰고는 택시가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저와 승미 아빠가 택시에 오르자 잽싸게 택시기사에게 만원권 지폐를 전해주고는 봄빗속으로 사라져 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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