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남원 다랭논 본문
인월-금계구간 둘레길중 남원 상황마을 다랭논
3개도(전북, 전남, 경남)와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을 연결하며
21개 읍면과 120여 개 마을을 잇는 지리산 둘레길(295㎞)중
전라북도 남원시 인월면 인월리와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를 잇는 20.5km의 지리산둘레길은
인월-금계구간은 지리산둘레길 시범구간 개통지인 지리산북부지역 남원시 산내면 상황마을과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을 있는 옛 고갯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하고,
넓게 펼쳐진 다랑논과 6개의 산촌 마을을 지나 엄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제방길, 농로, 차도, 임도, 숲길등이 전 구간에 골고루 섞여있어
제방, 마을, 산과 계곡을 고루 느낄 수 있다.
남원 상황마을 다랭논
3개도(전북, 전남, 경남)와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을 연결하며
21개 읍면과 120여 개 마을을 잇는 지리산 둘레길(295㎞)중
인월-금계 구간(20.5㎞)에 있는 상황마을 다랭논에 벼들이 가을을 맞아 황금빛으로 춤추고 있는 풍경
인심이 살아있는 인월장 풍경 /사진=남원시청 제공
인월 5일장은 전북 남원의 운봉, 아영,산내와 경남의 마천, 함양사람들이 이용한 동서화합의 장이다.
지리산의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실상사
1300여년 전 선종의 최초가람으로 산속에 있는 대부분의 사찰들과 달리 평지에 지어진 실상사
사찰 내의 중앙에 위치한 쌍석탑은 연꽃의 수술과 같고,
실상사를 사방으로 둘러싸인 지리산 산자락은 연꽃잎과 같아
마치 실상사 전체가 연꽃의 모습을 담고 있는듯 합니다
꽃은 내년에도 피어나리니…마주 보며 위로하는 지리산 마을
입력 2020.04.08 05:00
[자박자박 소읍탐방]<58>함양 마천면
함양 마천면 도마마을과 다랑이논은 맞은편 산자락의 금대암 가는 길에서 잘 보인다.
마천면의 산마을은 ‘사회적 거리두기’ 구조다.
대부분 마을이 엄천강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마주 보며 서로에게 풍경이 된다. 함양=최흥수 기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확산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는 생활의 지혜가 아닌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일상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던가.
뭉쳐서 힘이 되는 건 사람만이 아니다. 꽃나무도 군락을 이룰수록 화려하다. 매화 꽃잎 떨어지고 산수유 색깔 바래니 이제 벚꽃 차례인데, 올해는 화사한 꽃송이가 더 원망스럽다. “사월에 피는 꽃도 있고, 오월에 피는 꽃도 있다. 인생은 먼 길이다.” 함양 마천면의 지리산 산골마을 어느 카페에 걸린 글귀가 힘겨운 봄을 넘기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안을 건네는 듯하다. 그렇다. 꽃은 여름에도 피고, 내년에도 피어나리니.
◇무심한 듯 마주보는 지리산의 마을
지리산은 한라산을 제외하면 남한에서 가장 높다.
산이 높은 만큼 품도 넓다.
천왕봉(1,915m)에서 이어진 산줄기가 전라남ㆍ북도와 경상남도 5개 시군(구례ㆍ남원ㆍ산청ㆍ하동ㆍ함양)에 걸쳐 있다. 지리산 서남쪽 능선이 비교적 완만한데 비해 동북쪽 함양 마천면은 상대적으로 산세가 험하다.
남원 운봉에서 산청으로 흐르는 엄천강(임천)을 사이에 두고 깊고 가파른 골짜기가 형성돼 있다.
그리고 그 강을 사이에 두고 마을과 마을이 마주 보고 있다.
서로가 그리운 풍경이 되는, 무심한 듯 한 발짝 떨어져 늘 지켜보는 마을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가 아니라도 자연스럽게 확보된 물리적 거리다.
싱그러운 대숲에 둘러싸인 마을 뒷산에는 제멋대로 자라난 산벚나무가 하늘거리고, 비탈과 강가에는 연둣빛이 곱다.
도마마을 앞의 계단식 논밭 축대. 가까이서 보면 웬만한 석성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금대암 가는 길에서 본 도마마을과 다랑이논.
금대암 가는 길 산중턱에 살구꽃이 곱게 피었다. 맞은편에 도마마을 다랑이논이 보인다.
남원 산내면에서 함양 마천면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자그마한 물레방아 공원이 반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안의현감으로 재직할 당시 물레방아를 제작ㆍ보급한 것을 계기로
함양은 물레방아의 고장임을 자랑한다.
돌지 않는 물레방아보다 눈길을 끄는 건 하천 건너편 도마마을의 다랑이논이다.
곡식이 누렇게 익는 가을날에 산 위에서 보는 모습이 농촌마을의 향수를 자아내는 곳이다.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되기 전이라 지금은 들판보다 돌로 쌓은 축대가 돋보인다.
산비탈의 크고 작은 돌로 쌓은 석축은 경사도에 비례해 높아진다.
아래에서 보면 거대한 석성이 층층이 연결된 모습이다.
맞물린 돌덩이 하나하나는 손바닥만한 농지를 한 뙈기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노동의 땀방울이다.
물레방아 공원 옆에 금대암으로 오르는 산길이 있다.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시멘트 포장 도로를 따라 조금만 오르면 도마마을과 다랑이논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길섶에 차량 2대 정도 댈 공간이 있고 ‘다랑이논 포토 포인트’ 팻말이 세워져 있다.
바로 앞 비탈밭에는 연분홍 살구꽃이 곱게 피었는데, 길에도 마을에도 사람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가 목탁처럼 산중의 정적을 깨트린다.
함양=글ㆍ사진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