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함포고복(含哺鼓腹) 본문
국밥집 여주인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손편지.
지난달 29일 오전 11시50분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옆에 자리잡은 왱이콩나물국밥집에 6명의 청년들이 들어섰다.
그 중 한 명이 주인에게 물었다. “이 국밥집이 대통령님께서 블로그에 사연을 올려 놓은 집 맞나요?”
주인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은 드디어 찾아 냈다는 듯 각자 자리를 꿰차고 앉아 국밥을 시켰다.
청년들 뿐만 아니었다. 가끔씩 대통령과 국밥집 사연을 묻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연유로 자신의 블로그에 이 국밥집 얘기를 써 놓았을까.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2월 자신의 블로그인 ‘문재인의 희망편지’ 12번째 사연으로 ‘전북 전주의 국밥집 아주머니께’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 선거 낙선자 신분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블로그에 전주의 콩나물국밥집 주인이 전해준 따뜻한 온정에 대해 감동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어제 저에게는 따스한 국밥의 온기와 함께 평생 간직해야 할 사자성어가 하나 생겼습니다.
국밥을 먹고 나오는 길에 주인 아주머니는 ‘차안에서 꼭 보시라’며 편지봉투를 하나 건네 주셨죠. 깜짝 놀랐습니다.
그날 올리신 첫 매상이 고스란히 들어 있더군요.
정성들여 쓰신 짧은 편지 한통도 몇번이나 읽었습니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국밥집 주인 아주머니가 쓴 편지에는 ‘함포고복(含哺鼓腹)’이란 글귀가 적혀 있었다.
그는 “배불리 먹고 배를 두드리니 사는게 너무 즐거워서 나랏님 이름까지 잊고 살았다는군요.
기원합니다. 허기지고 헛헛한 당신에게 쌀 밥 한그릇의 온기를 전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문 대통령은 블로그 말미에 “돌아보면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함께 울고 함께 웃는 사람사는 세상이 있었다”면서
“함포고복 네 글자를 가슴에 품고 아주머니께서 전해주신 국밥의 온기와 정성을 국민들께 드리겠다”고 적었다.
전주 왱이콩나물국밥집 주인 유대성씨.
이후 문 대통령은 올해 대통령에 당선되기 이전까지 전주에 올 때마다 이 콩나물 국밥집에 들러 한 끼를 때우며 우정을 나눴다.
국밥집 주인은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시절 격무로 이가 상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대봉시 한 보따리를 차에 실어주며 온정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이 국밥집을 다녀간 때는 지난 5월 대선투표 3일전이었다.
국밥집 주인인 유대성씨(55)는 “매상과 편지를 드린 것은 그 분이 순례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고,
때마침 자영업이 어려운 시기기도 해 희망을 갖자는 마음에서였다”면서
“함포고복은 나에게 나랏님과 지도층을 향한 기본적인 요구였다”고 전했다.
유씨는 “운명은 그 분을 순례길로 이끌었고 우리는 참 뻔뻔하게도 그분에게 순례길을 요구한 것 같다”면서
“지금은 뵐 수 없어 서운하지만 그 분이 그 길에서 내려온 어느 날 다시 국밥 한 그릇 대접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7.07.03 15:57:31
“밥은 백성의 하늘이다”
<출판저널> 200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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