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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 꽃 이야기

노루귀

매루 2016. 3. 15. 06:21

 

 

 

 

 

 

 

 

 

 

 

 

 

 

 

 

 

 

 

 

 

이것을 보면 저것이, 저것을 보면 이것이 보고 싶다.

이것을 볼때 이것을, 저것을 볼때 저것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삶의 고수라해도 좋을 것이다.

꽃은 같은 종이라도 약간의 다른 특색으로 인해 수식어를 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 수식어는 때론 권력 같은 것이어서 그곳이 아니면 만날 수 없다.

 

제주도에는 애기노루귀가 많다.

육지에서 들으면 놀랄 일이며, 애기노루귀를 만날 수 있느니 좋겠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늘 육지의 노루귀를 만나고 싶었다.

 

청노루귀, 제주도에서는 눈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았다.

기어이 때를 맞춰 그를 만났을 때의 황홀함도 잠시, 서해의 섬에 사는 분홍색 노루귀를 만나고 싶었다.

배를 타고 그를 만났다.

 

왜 보고 싶은 것들은 그리도 멀리만 있는 것일까?

아니, 그들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멀리 있는 것을 그리워한 것이겠다.

내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중한 것들에는 눈 멀고, 어쩌면 아무 상관없을 수도 있는 것에 집착하는 병이리라.

노루귀처럼 쫑긋거리며 노루귀 피어나는 봄이다.

우리네 역사도 봄처럼 피어나면 좋으련만 저기에 있는 너무 큰 기댄가?

 

 

김민수의 꽃을 찾아 떠난 여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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