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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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處暑)와 거풍(擧風)

매루 2015. 8. 23. 10:12

 

 

 

 

 

 

 

어제는  선선한 기운이 돌기 시작하여  더위가 물러간다는  뜻으로 처서(處暑)라는 이름이 붙여진

24절기중의 하루이자 주말 이었읍니다

 

 

 

 


영흥섬의 한가한 마을길가에 꽃이 만발한 배룡나무가 줄지어 있읍니다

목백일홍이라 불리우기도하는 이나무는  제가  한때 분재(盆栽)에 심취했던 시절에

비록 만족할만큼의 모양(수형 : 樹型)은 못 만들어 보았지만 좋아했던 나무 입니다

 

 

배룡나무

 

- 성삼문(成三問) -

昨夕一花衰 (작석일화쇠)
今朝一花開 (금조일화개)
相看一百日 (상간일백일)
對爾好銜杯 (대이호함배)


 

어제 저녁 꽃 한 송이 지고
오늘 아침 꽃 한 송이 피어
서로 일 백일을 바라보니
내 너를 대하며 좋아 한 잔 하리라

 

 

 

제가 영흥섬을 좋아하는 몇가지 까댥중에 첫번째가 이렇게 조용 하다는것 입니다

 

 

논 건너 바라다보이는 산 뒤로 영흥대교의 주탑 두개가 보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철탑은 이곳의 화력발전소에서 뭍으로 전기를 보내기 위ㅎ해 바다에 세운 송전탑들 입니다

 

 

여러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터져 어쩔줄을 몰라할 지경을 

옛사람들은   <처서에 장벼 패듯.....>이라 표현을 하였읍니다 

북한 모란봉체육관의 카드색션이나 마스게임을 보듯 정말 처서절기 영흥벌의 벼들이 한꺼번에 똑같이 패어 있읍니다

 

 

비닐하우스의 고추밭 한켠에는 작두콩으로 여겨지는 커다란  콩이 여물어가고 있읍니다

 

 

하수오농장에는 여주가 한창 입니다

방충망 밖에 참이의 모습도 보입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해마다 8월15일이 지나면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줄어드는 바닷가

처섯날 저녁 십리포해수욕장에 노을이 들기 시작 합니다

 

 

 

 

 

 

 

 

 

하수오농장앞 바닷가에 보기좋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모여있는  저의 초등학교(인천 용현초등학교)후배들

이들중에서 여성후배 한명이 저에게 거풍(擧風) 이야기를 해 주었읍니다

 

여성후배가 알고있는 거풍(擧風)은 우리의 옛 선조들이 겨우내 고의춤에 갇혀 바깥 구경을 못한 거시기를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이오면 산마루에 올라 아랫도리를 내놓고 바람을 쐬여 부살 (음랑)의 습기를 말리고

자연의 정기를 받아 양기를 강하게 하였다는 ... 약간은 음담 스러운 이야기이고

 

 

 

옛사람들이 볕이 강해지고 바람이 선선해지기 시작하는 칠월칠석 즈음에  장마기간내내 눅눅해진 옷(포쇄; 曝曬] )

 가지들을 볕에 쪼이고 바람에 말렸던 일을 포쇄( 曝曬 ) 또는 거풍(擧風)이라 하였답니다

칠월칠석이 조금 지난가 을볕이 좋아지고 맑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처서무렵에 우리 아낙네들은

마당이나 옥상에 붉은고추를 말리기 시작 합니다

 

 

이세상에 태어나 살아왔고 살고있는 지금의 내인생은  24절기중에 과연 어떤 절기일까 !

부모도 잃고 건강도 약해지며 점점 잃어가는 것들이 늘어났고  더 늘어날 나 이지만  

환갑의 해에 영흥섬에서 맞이한 

마냥 풍요롭고 아름다운 처서절기이고  싶습니다

 

 

거풍(擧風)

시인 하재영

 

토요일 가을 길을

여백으로 걷는 일은

내 안에 중심과 그 주변을 바꾸는 일

햇살과 건들바람에

내 남루를 말리는 일.

서늘한 가르침이 조석으로 깊어 오면

성큼 온 가을날의

여운이 밀물져와

시간의 빈 껍질들을 죄다 훌훌 날리는 일

 

 

 

가을. 얼마 전까지 저 앞에 있는 줄 알았는데 뒤쪽에 머물고 있다.

 맞이하고 보내야 하는 한 계절을 눈앞에 두고도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살고 있다.

보내면 또 다른 것들이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삼라만상(森羅萬象)의 섭리다.

성큼 다가왔던 가을의 여운이 결국 시간의 빈 껍질을 훌훌 날리며 사라질 것이다.

바이, 바이, 가을! (시인 하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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