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산길을 걷다가 본문
아버지의 장례일정을 마친후 지난 금요일(5월 8일) 저희집에서 형제들이 모두 모여 삼우제를 겸한 가족회의를 하였읍니다
서로를 위로 해주고 양보하는 모습들에서 제가 그들과 형제로 살아온것이 고맙고 자랑 스러웠읍니다
1년여 동안 영흥섬에 게셨던 아버지께서 이제는 안게신다는 생각에 자주 멍해 지기도 하는 안타까운 일상속에
오랫만에 영흥섬 숲길을 걸었읍니다
제고향 인천이 바라다 보이는 영흥섬 갯벌에는 바지락 작업이 한창 입니다
논갈이를 하는 트랙터 주변에 백로가 먹이를 구하고 있읍니다
백로는 백로과에 딸린 새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날개 길이가 27cm이고, 꽁지 길이가 10cm 가량이다.
몸 색깔은 온몸이 흰색이며 다리와 부리는 검고 길다.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백로 종류로는 왜가리 · 중백로 · 중대백로 · 황로 · 쇠백로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 중백로 · 중대백로 · 쇠백로만이 흰색을 띠고 있다.
왜가리 · 해오라기 등은 검은색을 띠며, 붉은왜가리 등은 황색을 띤다
ㅡ daum백과사전 ㅡ
짙어가는 봄.... 십리포해수욕장 입구의 고갯길이 울창한 나무터널이 되어있읍니다
숲길에 들어 섭니다
달콤한 꽃냄새의 홀아비꽃대
저는 아무리 보아도 옥녀꽃대 같습니다
은대난초도 씩씩하게 줄기와 꽃대를 올렸읍니다
이렇게 영흥섬숲의 깊고 고요한 봄기운에 흠뻑 취해 느긋해진 마음에 큰숨을 쉬다가
박상천 시인의 <산길을 걷다가>의 싯귀절이 떠오르는 일이 제눈앞에 벌어 집니다
아무도 없는,
눈 덮인 산길을 바삐 걷다가
잠시 숨을 돌리려
바위에 앉았습니다.
발자국소리가 멈추자
주변이 갑자기 고요해지더니
산이 품고 있던 소리들이
조심스럽게 살아납니다.
내 발자국소리에 숨죽이고 있던
산새소리
나뭇잎들 바스락대는 소리
눈위에 햇살 내리는 소리
아, 거기 그 소리들이 있었습니다
내 발자국 소리에 묻혀
듣지 못하던 소리들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발걸음을 멈춰야 들을 수 있는 산의 소리들
숨죽이고 바위에 앉아
산의 소리를 들으며,
내 발자국의 소란
내 발자국의 몰염치
내 발자국의 횡포를 깨닫습니다.
시끄러운 소리에 흙먼지에 참 인타갑습니다
숲을 나와 십리포 해수욕장 부근에서 뽕나무를 키우고 게시는 예쁜 아줌마댁엘 갔읍니다
오디가 익어가기 시작하려 합니다
믹서에 갈아주시는 오디즙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2015년 어떤 봄날의 하루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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