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하수오농장의 낙섬친구들 본문
지금은 인천에서 교통의 중심지이자 고층 아파트가 밀집된 대단위 주거단지로 변하였지만
저희들이 1960년대에 다녔던 용현국민학교(초등학교)의 주변은
당시먄해도 인천 끄트머리의 바닷가였던 낙섬주변의 염전가에 주로 황해도 출신의 실향민들이 모여 살던
아주 가난한 동네 였읍니다
기껏해야 열살도 안된 어린나이에 어린동생을 등에 업고 학교에 오는 친구들도 있었고
한반에 90명(4개 반 350여명 졸업) 남짓한 학생들이 공부하던 콩나물교실 이었읍니다
즐거워야할 점심시간이면 90명중 절반 가량만이 <변또>라고 불리우던 도시락을 싸왔었고
여름 계절이면 10명중 8명의 도시락 반찬이 벤댕이 반찬 이었지요
그나마 형편이 낳은집 친구의 벤댕이는 양념을 저며 찌거나 구어왔을뿐
대부분은 연탄불에 구어 검게 탄 숯검정이 묻어있는 벤댕이들 이었읍니다
맑게 개인 날씨덕에 우리들의 어린시절 추억이 있는 인천바다 (낙섬 앞바다)가 보이고
멋지게 피기 시작한 초롱꽃 예쁜색갈이 어울리는 파란 하늘이 보이던날
이제는 이순에 이른 초로의 낙섬친구들이 저희 하수오농장에 찾아 왔읍니다
반갑습니다
노환의 시어머니를 모시느라 낙섬친구들 모임에 꽤 오랜(5년여)동안 모습을 못보이던 경희는
하수오농장의 고추밭에서 직접 풋고추를 따 와가지고는 친구들 앞에 내어 놓습니다
언제나 자연스럽고 즐거운 낙섬친구들의 여흥시간
신일이의 익살스런 입담과 춤이 곁드려지고
창용이의 현란한 기타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우리들의 노래소리는
이제는 먼 옛날이 되어버린 우리들의 젊은날 여름의바닷가나 계곡에서 부르던 캠프송 처럼 즐겁고 씩씩 합니다
일거수 일투족 하나하나가 모두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우리들 모임
십리포 백사장에 물드는 아름다운 노을처럼
우리들의 노년도 모두 건강한 가운데 곱고 아름답길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