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室에서1515
어린시절의 추억(Souvenirs D`enfance) : Richard Clayderman) 본문
어린시절의 추억
새벽이면 졸린눈을 비비며 일찍 일어납니다. 이유는 낮에 갖고놀 잠자리를 잡기위해 거미줄을 따려고 일어나는 거지요
잠자리채라야 긴 막대기끝에 굵은 철사로 둥글게 말아 꽂아 놓은것을 들고 집밖으로 나가 추녀끝에 새로 쳐진 거미줄을 땁니다.
아침이슬을 맞은 거미줄은 접착력이 좋아 잠자리 잡기에는 최고입니다.
거미줄을 두툼히 엮어서 신나게 돌아오는길엔 개천가의 즐비한 까마중을 따 먹습니다.
까마중 아시죠? 거 왜 개천가에 먼지 뒤집어 쓰고 난 까만 열매 말입니다.
고거 하나 따서 입에넣어 톡하고 터트려 깨물면 혀끝에 느껴지는 달콤한맛이 지금의 생과일쥬스보다 훨~ 낫습니다.
아침을 대충 챙긴다음엔 동네 동무들과 집뒤의 남산엘 오르지요.
박완서님의 책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따 먹었나" 에 나오는 그 싱아를 따먹으려 오르는 겁니다.
그때는 지천으로 깔린게 싱아였습니다.싱아를 꺾어 껍질을 벗겨 입에 넣고 씹으면 아작아작 씹히는 새콤한 그 맛이 군것질로는 그만입니다.
오후에 햇볕이 따가울때면 떼를 지어 개울가로 향하고 모두 다 발가벗고 개울로 뛰어들지요.
손으로 붕어를 잡다가 지치면 무리중 한두녀석이 개울옆 무우밭으로 숨어들어가 무우를 뽑아옵니다.
그걸 들고 옆 보리밭에 숨어 까 먹는거지요. 땅따먹기하던 주머니칼로 껍질을 쓱~쓱 벗겨 한잎 베어 물면 참 꿀맛이었습니다.
그 때는 가게에서 무얼 사 먹는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기에 주변에 있는 것들이 다 군것질꺼리였습니다.
어쩌다 돈이라도 있으면 송진냄새나는 껌을 사서 거기에 크레욘을 으깨서같이 씹으면 어느새 껌은 노란껌, 빨간껌이 되지요.
한번씹고 버리지도 않지요. 혼자만 아는곳에 붙여 놓았다가 또씹고,,,알랑방구끼는 동무가 한번만 씹자고 애절하게 조르면 가끔 선심도 쓰지요.
가을이면 싯누런 벼이삭이 늘어진 논에 들어가 저마다 차고 온 사이다병에 메뚜기를 가득잡기도 했습니다.
그것 가지고 집에와 엄마에게 볶아 달라고하면 커다란 냄비에 소금넣고 기름한방울 떨어드려 볶으면
파란 메뚜기가 어느새 보라색으로 변하고 고소한 냄새가 온 집안을 진동하지요.
또 동네 형들따라 밤따러 갔다가 벌집을 건드려 이마에 벌을 쏘이고 그걸 낫게 한다고 된장을 잔뜩 붙이고 돌아오기도 했지요.
참 그 밤따러 간 그집이 제 짝인 김옥분이란 애 집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아이 언니가 바로 그 유명한 가수 김부자씨라고 그러더라구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얼굴이 비슷하기도 하드라구요. 물론 그 후에 그 아이를 본적은 없지만,,
그 밖에도 새총을 만드려 산에 올라 Y 자로 생긴 나무가지를 찾으러 헤메고 거기에 묶을 빨간 고무줄을 사 달라고 엄마에게 조르고,
(당시 내복의 허리춤에 끼는 고무줄인데 까만 고무줄에 비헤 인장력이 상당히 양호함)
방패연 만든다고 창호지 펴 놓고 대까챙이를 네 귀 맞혀 붙이고중심잡아 줄을 매고, 무명실에 사금파리 먹인다고
동네에 깨진 사기그릇 주워다 빻아서 밥풀에 짓이겨 실에 입혀 얼러 먹기 하던일,
다마치기(구슬치기) 하려고 진흙을 반죽해 손바닥으로 살살 굴려 동그랗게 만들어 부뚜막에 구워 범잡기도 하고,,,
(그곳은 유리구슬 조달이 극히 어려운 시절이었음)
비석치기, 땅따먹기등등, 이제는 거의 사라져 버린 놀이들 입니다 ㅡ 퍼온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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