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즉

한오백년, 간양록(1993) : 조용필

매루 2018. 8. 21. 12:39

 








                                                            









[간양록]

이국 땅 삼경이면

밤마다 찬 서리고

어버이 한숨 쉬는 새벽달일세

 

마음은 바람 따라

고향으로 가는데

선영 뒷산에 잡초는 누가 뜯으리





 

간양록...임진난을 겪으면서 외국에 잡혀갔던 이야기


간양록(중국전국 시대 소무란 자가 흉노에게 사신으로 갔다가 불모로 잡혀 북해로 이송되어 "양을 치는" 포로생활을 하다가

19년 만에 돌아온 것을 그의 굳은 절개와 우국 충정이 그것과 비유되어 붙여 지어다 함.) 은

정유재란 당시 일본에 끌려갔던 강항이 건차록(巾車錄:죄인을 태우는 수레)으로 지은 걸

 그의 제자인 윤순거가 1654년에 펴낸 글이다.

 

징비록, 난중일기, 간양록등은 전쟁의 참혹한 현실과 그 과정을 적나라하게 밝혀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으며,

징비록이 국내 사정을 다루고 있다면 간양록은 일본의 상황을,

난중일기는 우리 수군의 사정을 다루고 있어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3가지를 종합하면 전쟁의 전체 흐름을 빼놓지 않고 섭렵하게 되며, 이해의 폭 또한 넓어진다.

 

특히 간양록은 형조정랑으로 있던 저자 자신이 전쟁에 참여하면서 결국 포로로 잡혀가 일본에 3년간 억류되어 있다가

전쟁이 끝난 후에야 귀국할 수 있었으니 겪은 고초하며,

비록 세부적으로 묘사가 부족하긴 하지만 가족이 겪은 전쟁의 참혹상을 스스럼없이 담담하게 드러내고 있다.

 기행문이지만 애국심의 발로로 적 수중에서 국내로 보낸 용기하며,

 탈출 시도등 죽기를 각오하고 당당하게 헤쳐나간 선비의 기개는 높이살 만 하다.

 

이제 문제는 전쟁 당사자인 조선이다. 명나라에 치여, 일본에 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좌충우돌하는 조선 정부, 벼슬아치,

전후 백성들의 삶은 송두리채 터전을 잃고 곧 맞이하는 병자호란, 일제 식민지, 6.25전쟁등

계속적으로 밑바닥을 헤매는 쓰라린 고통을 맛보게 되는 전초전이 될 줄이야 미쳐 몰랐을것이다.

 

아무리 각성대오하고 유비무환, 임전무퇴 정신으로 무장한다고 하더라도 쉽지 않을터에

지금도 계속되지만 정치가들의 아수라장은 예나지금이나 씁쓸하기만 하다.

붕당, 당파싸움, 지역감정, 빈부갈등등이 어울려 끊임없이 우리의 조국을 난도질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이건 아니다. 인물만 바꼈을 뿐 하는 작태는 대동소이하니,

언제 또다시 외세로부터 침탈 당할 지 아니 어쩌면 이미 시작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자주권 없는 현재 미군 치하에 놓인 것이나 사대주의로 일관하는 친미주의자 혹은 친일 잔재 미청산으로 인해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는 일제 영향력과 그 잔당들의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은 여전하고,

우린 이 상황에서 빼도 박도 못하고 우왕좌왕 하고 있으니 장차 이 암담함을 어찌할 것인가.

 

지혜의 영웅이 나름 슬기롭게 헤쳐 나갈 날을 기약해 볼 밖에는...



출처 : 서유당 & 아이, 그리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http://blog.yes24.com/kimlw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