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의 추억
꼴뚜기 와 모과
오탁번 詩
술을 좋아하는 아빠가 포장마차에 갈 때 그림 일기 그리다 말고 나도 따라나선다.
아빠는 똥집 안주로 소주 한 병 마시고 살짝 데친 꼴뚜기 한 접시는 내 차지다.
"꼴뚜기처럼 생긴 애가 골뚜기를 참 좋아하네" 포장마차 할머니는 아빠를 본 체도 안 하고 꼴뚜기 먹는 나만 바라본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다 시킨다더니 우리 집 망신은 요놈이 다 시키누나." 아빠는 하하 웃으며 술잔을 비운다.
엄마 따라 춘천 가는 국도 가에는 호박이랑 모과를 파는 길가 가게가 많다.
엄마는 춘천 대학 국어 선생님 나는 서울 종암 초등 학교 1학년.
엄마는 모과 다섯 개를 고르고 나서 "과일 가게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데 오천 원은 비싸요, 천 원 깎아요."
모과 파는 아줌마는 안 된다고 말하다가 "요즘 모과는 망신이 아니고 자랑이에요. 이 애가 모과처럼 예뻐서 주는 거예요."
내 머리를 쓰다듬는 아줌마를 보면서 "우리 집 망신은 요놈이 다 시키누나" 엄마를 깔깔 웃으며 모과 봉지를 집어든다.
큰소리치면서 작은 것 잡아 먹는 상어나 문어는 나는 싫다아.
잘생기고 커다란 과일도 싫다아.
꼴뚜기와 모과가 나는 젤이다아.
오늘 오가혜 그림 일기는 이만 끝.
몇일전에 이웃이 물이 무척 좋은 꼴뚜기 한접시를 나누어 주었읍니다
인천이 고향인 저는 어려서부터 꼴뚜기를 많이 보았고 많이 먹었고 지금도 좋아하는 해산물 입니다
꼴뚜기는 젓갈이 아닌 생으로 김칫속으로 사용하는 집도 있었을 정도로 흔했읍니다
물이 좋은 꼴뚜기는 사진에서처럼 몸에서 빛이 나고 눈이 반짝 이지만
신선도가 금방 떨어져서 색갈이나 모양 그리고 맛이 볼성 사납고 민망해지기에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말이 있었읍니다
꼴뚜기를 보면서 젊은시절에(특히 겨울철)포장마차에서 끓는물에 데친 꼴뚜기를 즐겨 먹던 젊은시절(특히 겨울철)의포장마차가 생각 납니다
1970년대 포장마차
담배를 갑째로 살돈이 없으면 버스토쿤 판매소에서 가피담배를 사 피우듯이
포장마차에서는 우동국물을 안주로 잔술을 판매 하였었읍니다
간델라(candle) : 카바이트를 이용한 조명기구로 남포(lamp)라고도 합니다
물에 손을 담구고있는 여인의 뒤로 간델라가 보입니다
포장마차의 모든음식은 연탄화덕에서 조리 되었읍니다
참새구이(대부분의 포장마차 에서는 메추리가 참새로 이용 되었읍니다)
지금처럼 어묵의 종류가 다양하질 않았고 두께가 얇은 편편한 어묵을 덴뿌라라고 불렀읍니다
포장마차의 냄비우동에는 덴뿌라와 아부래기(두부를 얇게 잘라 기름에 튀긴 )가 얹혀져 나왔읍니다
지금은 일반 오징어보다 귀한몽이 된 갑오징어
그때는 포장마차에서 쉽게 구경을 할수있는 안주 였는데
주로 숙회(끓는물에 살짝 데친,,)를 만들어 초고추장을 찍어 먹었읍니다
갑오징어의 몸속에 있는 오징어뼈
이뼈를 갈아서 몸에난 상처에 바르기도했읍니다
포장마차에서 빼놓을수없는 안주 꼼장어